가을빛이 가득한 성인봉

2009. 10. 27. 10:42지난 이야기/울릉도의 아름다운 풍경

지난 일요일 오후에 육지에서 배를 타고 들어와서 성인봉을 스물 아홉번째 올랐습니다.

무슨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산이 있으니 올라갑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쉬지 않고 그냥 논스톱으로 올라갑니다.

회수 채우기에 급급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쉬엄쉬엄 올라가면서 주변을 둘러보며 남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있는 산행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3월 달에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한 번 올라간 것을 제외하고는 늘 혼자 다니는 곳이므로 제 마음대로 다닐 수 있습니다.

가다가 찍을거리가 있으면 사진을 찍고.......

이런 이유를 핑게로 성인봉에는 늘 혼자 다닙니다.

저만큼 기를 쓰고 올라다니는 사람도 제 주변에는 없습니다.

가을빛이 완연한 산을 어둑어둑해서 내려오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인적이라고는 없는 산길을 걷다보면 어둠 속에서 새들이나 작은 짐승 등의 생명체가 움직이는 것들이 보입니다.

놀라게해서 방해가 될까봐 조심스럽게 내려옵니다.

 

이 날은 해무가 올라와서 성인봉 정상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올라갔는데,

다행하게도 올라가던 출렁다리 근처와 내려가던 알봉분지가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서 겨우 몇 컷을 건졌습니다.

 

이미 성인봉 주변의 마가목 잎들은 다 말라버렸더군요.

알봉분지 단풍은 이번 주말이 적기일 듯합니다.

저는 주말에 육지로 출장을 나가므로 주중에 야간산행이라도 한 번 더 다녀올까 합니다.

단풍은 보지 못하지만 울릉도 바다를 밝히는 어화(漁火)를 찍기 위해서 입니다.

이날도 어두운 밤에 차를 타고 도동으로 돌아오는데,

섬 주변 바다에 오징어잡이를 하기 위해 밝혀놓은 어화가 가득하였습니다.

 

 

 

출렁다리 근처의  마가목에 붉은 빛이 가득합니다.

말잔등에는 해무가 잔뜩 끼어있습니다.

 

 

 

 

 

 

성인봉에서 성인수샘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입니다. 

 

 

 성인봉 북사면의 나무들은,

 겨울 몇 달간 눈에 파묻혀 있으므로 눈의 무게 때문에 밑둥이 다 휘어져 있습니다.

 

 

 

 

 

 

 

 

 

 

 

 

 단풍 빛깔이 화려한 알봉분지입니다.

 

 

 

 

 

 

 

 

 

 

 해무가 잔득 끼었다가 어느 순간에는 걷히기도 했습니다.

그 순간을 기다린다고 어두워서야 산을 내려왔습니다.

 

 

 

 

 

 

 

 

 

 

 지금은 어느 곳에서나 온 산이 붉게 물들은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울릉도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