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16. 19:56ㆍ미련이 남아있는 마라톤 이야기/완주기(마라톤, 울트라)
전군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오고 가는 길에 열두 시간을 차위에서 보낸 멀고도 먼 길이지만 즐겁게 달리고 왔습니다.
지난번 합천대회에서 막판에 깨구락지가 되었기 때문에 조심조심해서 달렸기에 별다른 고통 없이 완주를 했습니다.
가기 전이나 달리기 전까지 몸상태가 염려가 되어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완주를 할 수 있을 런지.........
만약에 달리다가 심한 고통이 오면 완주를 하는 것이 옳은지 그만 두어야 하는지.......
그래서 욕심을 내지 말고 천천히 달리자고 다짐을 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수십 번을 달렸다해도 풀 코스는 그리 만만한 거리는 결코 아니니까요.
기록은 지난 주보다 몇 초는 당겨진 3시간 31분 13초입니다만 처음부터 기록 욕심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후반에도 기분 좋게 달렸습니다.
완주를 한 1900명 정도 중에서 200등 정도였습니다.
토요일날에는 다섯 시 반차로 포항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포항에서 전주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네 번 있습니다.
전주에서 포항으로 오는 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은, 양쪽에서 모두
09:30, 11:30, 15:30, 17:30에 출발을 합니다.
전북 방면에서 열리는 대회에 가실 분들이 참고로 하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손님이 너무 없어서 적자노선인 것 같아서 폐지는 안 될는지 걱정이 되더군요.
포항-제천간의 직행노선이 폐지가 되었듯이 혹시나 모르니 반드시 미리 확인을 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경주를 거쳐서 경부고속도로 서대구 인터체인지-88 고속도로 함양 인터체인지-충무-대전 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장수 인터체인지에서 다시 36번 국도를 타고 가더군요.
갈 때는 어두워서 몰랐는데 올 때보니,
진안 마이산도 보이더군요.
올 때는 전주에서 15:30분 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늦은 밤에 전주에 도착해서 군산 가는 버스를 타고(11시 지나서까지 버스가 있더군요) 군산의 찜질방에서 잤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군산항이 보이더군요.
조경래의 소설 아리랑의 무대인 군산항.
근대화 과정에서 침탈의 영욕을 고스란히 지닌 군산항은 소설 속의 무대처럼 시간이 멈춘 듯하더군요.
아침 식사를 할 곳을 찾지 못해서 헤매다가,
새벽 거리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났습니다.
울진의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사진을 찍으시던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길에는 반가운 사람들을 제법 만났습니다.
영양에 있을 때 옆의 면소재지 중학교에 다니면서 중거리 달리기를 하던 아이가 한양대학교 등록선수로 참가를 해서 만났고, 이경미선생님을 주로에서 만났고, 그리고 군산학생종합회관에 근무를 하는 십몇 년 전의 해외여행 동행이었던 송세경 연구사를 만났습니다.
송연구사와는 간간히 연락도 되었고, 동해안 여행을 몇 번 오셔서 두 가족이 만나서 함께 보낸 일도 있어서 지극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전주 군산대회 코스는, 군산에서 전주로 가는 벚꽃터널을 달린 30킬로 정도는 가히 환상적이었지만 마지막 십몇 킬로인 전주시 외곽을 통과하는 길은 좀 지루하였습니다.
나중에 게시판을 보니 코스 이야기가 많이 올라와 있더군요.
차량이 완벽하게 통제된 길을 달리니 지난주에 이어서 또 이런 복을 누리는가 싶더군요.
참 좋았습니다.
길가에 나와 있는 많은 분들의 응원도 완주를 하는데 큰 힘이 되더군요.
코스는 군산-익산-김제-전주 방면으로 이어지는 국도였는데 길바닥을 포장한 지 오래되지 않아서 발바닥도 편안했습니다.
바람이 불면 꽃비가 내리고.......
맞은편 차선까지 완벽하게 길은 통제되어 있고......
사람들은 길가에 늘어서서 격려를 해주고.........
초반에는 합천에서의 실패를 거울삼아서 느리게 달렸습니다.
5킬로를 26분 페이스로, 그리고 다음 5킬로도 25분 페이스로 달렸습니다.
군산공설운동장을 돌아 나오는 길이 좁아서 중간에 서서 출발을 하면 빠져나오기도 힘이 들더군요.
차라리 잘 되었다 싶었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자리를 잡은 5킬로 이후에는 거의 추월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두서너 분이 중간에 저를 추월을 해간 것 외에는 거의 추월을 하면서 달렸습니다.
제대로 이야기를 하자면 많은 분들이 제 뒤로 처졌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제가 특별히 빠르게 달리지 않았으니까요.
저와 기록이 비슷한 분들이 대부분 초반에 오버 페이스를 해서 뒤에 쳐지더군요.
길게 이어지는 주로에서 한 사람 한 사람씩 헤치고 나가는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어떤 분들과는 몇 백 미터를 같이 달리고.......
구름이 엷게 끼었지만 덥기는 조금 덥더군요.
처음에도 이야기했지만 중간에 퍼질까 봐 겁이 나서 전 구간을 조심해서 달렸습니다.
또 하나, 막판에 진을 빼는 것은 전주공설운동장에 진입을 할 때도 바로 코 앞에 운동장이 보이더니 빙빙 돌아서 골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스퍼트를 조금 미리 했는데 뛰어도 뛰어도 거리가 줄지 않은 듯하여서 애를 먹었습니다.
막판에 기록을 조금만 당기면 30분 안에도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지만, 이번 주말에 있을 영덕군민체육대회에 영해면 대표선수로 10km 단축마라톤에 참가하니, 그 때 퍼져서 창피를 당하지 않으려는 계산으로 무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골인 후에 발효 콩물도 두 잔이나 얻어 마시고, 생맥주도 한 모금 얻어 마시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시간이 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조금씩 했습니다.
기다리던 송연구사를 만나서 전주 별미집에서 점심식사를 대접받았고 차 시간을 빌미로 시외주차장에 까지 따라온 그분 가족들과 일찍 헤어졌습니다.
남은 시간에도 대합실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장거리 여행을 하기에는 조금 불편하던 일반버스였던 갈 때와는 달리 올 때는 35인승 최신형 리무진 버스의 뒷좌석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왔습니다.
선전에 나오는 푸른색 경북, 아진고속이라는 고급버스였습니다.
이 노선에는 전북 여객과 경북여객의 차들이 오고 간다고 하더군요.
창밖의 경치도 보고........
길고 먼 여행이었지만 편안하게 다녀왔습니다.
한 번은 가고 싶던 전주-군산마라톤대회.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격려를 해주신 분들과 전화를 해주신 김영곤님 그리고 최홍근님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자고 일어나도 몸은 가뿐합니다.
덤으로 뒤에 쓰는 글 :
이번에도 클럽 유니폼을 입지 않았습니다.
아쉽더군요.
구간 기록은,
5-26:26:16
10-51:17:77
20-1:40:06
25-2:04:28
30-2:29:01
35-2:53:35
40-3:20:14
42-3:31:1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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