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16. 19:46ㆍ미련이 남아있는 마라톤 이야기/완주기(마라톤, 울트라)
제천 청풍호반 마라톤 대회 참가
5 - 26:47:54(0:26:47:54)
10 - 25:14:17(0:52: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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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가 북쪽(제천)으로 간 까닭은? - 제천청풍호반 마라톤대회 참가 결과
몇 년 전에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이란 제목의 영화가 있었습니다.
그 말을 바꾸어서,
글마가 북쪽(제천)으로 간 까닭은........
충주문화방송에서 주관하는 제천청풍호반마라톤 대회를 지난 해 혼자 참가를 해보니 참 좋더군요.
산악마라톤 코스 같다는 험한 코스.
그래도 첫 풀 도전에 3시간 35분의 기록을 얻어서 춘마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국수와 사과, 막걸리를 푸짐하게 얻어먹고 느긋하게 돌아왔던 좋은 추억을 안고 온 대회.
올해는 참가를 포기하고 있다가 뒤늦게 10월 초순에 출장이 있다는 공문을 받고 참가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핑게와 게으름 탓으로 여름철의 연습이 부족하였고 업친데 겹친격으로 출발 전날 배구 수업 때 무리를 한 왼쪽 발목이 아파서 최악의 상황이지만 도대체 뛸 수 있을까 하는 '자기 테스트'를 하는 기분으로 참가를 했습니다.
순간순간을 이기기는 힘이 들지만 지나고 나면 다 추억으로 기억 속에 머무는 우리 삶.
다만 부상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이 염려가 되었지만 아스피린을 두 알 먹고 발바닥에 테이핑을 하고 달렸습니다.
천천히 달리면 달리고 나서 고통은 훨씬 덜 하더군요.
어제 저녁에 들어와서 조금 달릴 수 있었으니........
제천행 직통 버스노선이 없어져서 가는 차편이 염려가 되었지만, 최홍근님의 친구분이신 곽용진님께서 차를 가지고 가셔서 임상현님과 저는 동승을 했습니다.
청송과 안동 근처의 지독한 안개 속을 헤치고 길안면 소재지 가까운 강가에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준비해 간 도시락을 먹었고, 가을 기운이 완연한 들판을 둘러보면서 다가올 고통도 잊은 채 잠시 소풍 기분에 젖어 보았습니다.
먼 길이라서 서두른 탓에 일찍 청풍호반에 도착을 하였는데 고향에 들른다고 하루 전에 먼저 출발을 한 최홍근님을 만났고........
근처 잔디밭에서 몸을 풀다가 출발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적었지만 고수들이 간혹 눈에 띄었습니다.
저는 4시간 정도의 기록을 목표로 천천히 달렸습니다.
출발 후에 코스의 초반 2-3킬로가 언덕인데도 몇 분 뒤에 출발을 한 하프 주자인 최홍근님과 임상현님의 초반 힘찬 역주가 부럽더군요.
그러나 저는 일종의 실험상태였으니 아쉬워도 제 페이스대로 달렸습니다.
다만 나머지 세 분이 다 10킬로와 하프주자인데 저 혼자 풀코스에 참가를 하니 제가 너무 늦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할 것 같아서 부담스러웠습니다.
지난 해 한 번 달렸는데도 코스는 대부분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워낙 변화가 많은 지형이고, 지난 해에는 빨리(?) 달린다고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올해는 주변을 다 살피고 달렸습니다.
하프 반환점을 돌아오는 최홍근님과 임상현님을 보고 나서 충주호를 도는 순환코스인 구비길을 계속 달렸습니다.
5월 중순의 호미곶 울트라 이후에 21킬로 이상을 달린 적이 없으니 걱정이 되었지만 28킬로 지점까지는 느리지만 그런대로 고르게 달렸습니다.
코스의 중간중간에 격려하는 음악이 우렁차게 흘러나왔고,
길가에 나와 있는 중학생 아이들의 응원에 일일이 하이 파이브를 해주었고 물도 느긋하게 마시며 달렸으니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28킬로 이후의 삼거리 지점 이후부터는 코스가 지난 해와 조금 달라졌는데 급한 내리막길을 천천히 달리는데도 갑자기 오른쪽과 왼쪽 허벅다리 뒤쪽에 경련이 일더니 쉽게 멈추지 않더군요.
기어코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재빠르게 혼자 처방을 했습니다.
길가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나서는 뒤로 돌아서서 달리다가.......
내가 추월했던 사람들이 나를 추월해 가고........
비록 경련에 대비하여 집에서 준비해 간 사혈침은 차에 있는 가방에 두고 출발을 하였지만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스스로 대처할 수 있었으니 몇 번의 경험이 쓸모가 있었습니다.
더욱 속도를 늦추어서 달렸으니 나중에 그리 힘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 결승 지점을 수백 미터 앞 둔 지점에 임상현님이 마중을 나와서 동반주를 해주시더군요.
기록은 3시간 54분 정도였습니다.
샤워를 하고 넉넉하게 얼마든지 주는 맛있는 국수와 꿀맛같은 막걸리를 한 잔 먹고나서 귀가길에 올랐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옥산대교와 충주호 유람선 선착장 인근의 관광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커피를 마시며 최홍근님의 자상한 관광지 안내 이야기를 듣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고 여덟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포항에 도착을 하여 두호동에서 간단하게 소주를 한 잔 나누고 일행과 헤어졌습니다.
먼 길에 운전을 하신 곽용진님이 수고가 많으셔서 미안하기도 하고 너무 고맙더군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최홍근님은 1시간 32분대, 임상현님은 1시간 34분대로 골인을 하였습니다.
저는 춘마에서 3시간 40분 정도를 목표로 달리면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제천청풍호반대회는 다른 번잡한 대회와는 달리 사람 냄새가 물씬나는 대회였습니다.
마지막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차량 통제도 거의 완벽하였고요.
비록 코스는 험하지만 저는 내년에도 참가를 하여 춘마 대비 마지막 훈련 및 점검주를 할 작정입니다.
다만 내년에는 좀 더 기운차게 달릴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연습을 하여 참가를 할 것입니다.
클럽의 다른 분들도 내년에는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올립니다.
(포마클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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