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10. 20:42ㆍ사진 소쿠리/세상 구경한 사진
지난 주말에 가지 못했던 고향 선산에 다녀왔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아서 폐가로 변해가는 고향의 빈집은 볼수록 쓸쓸하고.....
산소에 올라가서 새순이 올라오는 잡목을 제거하고 한바퀴 둘러보고 왔습니다.
선산의 다섯 산소 가운데,
고조모님 산소는 밤나무밭 옆에 외따른 곳에 있고,
이전에 농사를 짓던 논 옆 산자락에 있는 산소 네 곳 가운데,
큰댁 할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일찍 돌아가셔서 얼굴도 모릅니다만,
큰댁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제가 좀 자라서 돌아가셨기에 두 분은 다 기억에 생생합니다.
해방 후 혼란 시기에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시던 삼촌이 좌익활동으로 전쟁통에 행불자가 되면서 가슴에 한이 맺히신 할머니는,
지병을 이유로 화장을 원하셔서 소원대로 동해바다에 뼛가루를 뿌렸기에 산소가 없습니다.
아버지가 선산 맨 아랫쪽에 누워 계시고,
어머니는 본인이 소망하신대로 선산 대신에 포항 초곡의 가톨릭묘원에 따로 누워계십니다.
어쩌다보니 먹고살기 바쁜 큰댁 형들은 벌초도 오질 않고 제가 혼자 벌초도 다 합니다.
아버지도 살아계실 때 역시 그러하셨는데 그 정성을 보고 배운 저도 그 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러자니 아내가 낫질을 하고 갈퀴질을 함께 하는데 고맙게도 불평이 없습니다.
저처럼 처음부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아구 전문식당으로 유명한 양포삼거리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구룡포를 거쳐 대보의 호미곶에 갔습니다.
고향 가는 길에 자주 들런 삼거리식당은 생아구를 식재료로 사용하는데,
밑반찬부터 아구탕까지 음식이 짜지않고 맛있습니다.
이날도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때였는데도 손님으로 붐벼서 빈자리가 없을 정도여서,
늘 그랬던 것처럼,
"이 정도 장사 잘 되는 식당을 물려준다면 굳이 힘들게 자식들 공부 잘 하라고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고,
부러움 섞인 푸념을 했습니다.
아내가 주말마다 하부루타 연수를 다니느라 같이 나들이 할 시간도 없어서
모처럼만에 드라이브를 겸해서 호미곶에 유채꽃을 보러 갔다왔는데,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불어 썰렁해서 그런지 주말인데도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나 단체 여행객들이 좀 보였습니다.
유채꽃은 절정을 지난듯하였습니다만,
꽃향기가 진하게 퍼져 여전히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호미곶의 유채꽃은 국립등대박물관 들어가는 길목인 앞쪽과 길 건너편에 심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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