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고등학교 교문 앞에서 얼쩡거리다.

2013. 5. 29. 20:17사진 소쿠리/세상 구경한 사진

세상살이는 능력있고 성실한 사람만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만,

한 때 이 나라의 권력층 가운데는 소위 말하는 명문학교 출신들이 대부분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명문고등학교 입학이 성공을 보장하는 카드였기에, 열공하고,

출세 가도를 달리자면 고시 3과를 패스하고......

 

 

대구에 있는 경북고등학교도 평준화 이전에는 지역 최고의 명문고등학교였습니다.

지금이야 평준화로 새로운 학교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선발고사를 치를 때는 오랫동안 지역의 수재들이 몰렸던 학교입니다.

 

 

대구박물관 맞은 편에서 버스를 탈려고 길을 건너니 경북고등학교가 있더군요.

1985년 1월 15일에 지금 위치로 옮겼는데,

이전 주소로는 수성구 황금동 9번지입니다.

 

 

넓은 학교 터전(校地)을 보니 30여 년 전인 이전 당시에는 지금처럼 번화(?)한 곳은 아니었던듯 합니다.

 

 

호기심에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찾아보니 올해 입학한 537명의 신입생이 97회라고 합니다.

1915년 5월 16일에 개교를 했다고 하니 학교 문을 연 지가 거의 100년이 다 되어 갑니다.

 

 

물론 처음부터 학교 이름이 경북고등학교였던 것은 아니고 학제의 변경 등으로 몇 차례 이름이 바뀌다가 경북고로 교명이 정해졌습니다.

 

 

자랄 때는 지금과 달리 총명하여 한 때 저도 경북중학교에 진학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가끔씩 명문 학교를 다닌 사람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은 선거 때마다 여당의 텃밭으로 알려진 대구가

한 때는 야도(野都)로 유명했다는 사실을 2.28 관련 자료를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2.28 학생 의거는,

1960년 2월 28일날에,

 당시 집권당이던 자유당과 맞선 야당의 후보였던 대통령후보였던 장면선생의 유세가 수성천변에서 열렸고,

꼼수로 국공립고등학교 학생들을 등교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가

학생들이 저항해서 경상북도지사 관사 주변으로 몰려갔고 이어서 평화시위를 이어 갔다고 합니다.

 

마산 3.15 와 4,19 의거에 앞선 독재에 항거하는 시위로 4.19 혁명의 도화선 역할을 한 사건이랍니다.

 

 

정권에 따라,

 시절에 따라,

야성이 줄거나 생기기도 하니,

역사는 흐르는가 봅니다.

 

 

빗속에 서서 몇 컷 찍은 남의 학교 사진을 일없이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