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6. 16:26ㆍ사진 소쿠리/세상 구경한 사진
경주 연꽃 촬영을 마치고 관해령을 넘어서 대본으로 갔습니다.
고향을 떠난지 몇 해 되지않았지만,
도로 주변 풍경은 엄청나게 변했습니다.
이전에는 경주에서 감포로 가는 길이 산 가운데 길을 구비 구비 돌아가는 낭만이 있는 아름다운 길이었는데,
이제는 곳곳의 산을 잘라내서 파헤쳐서 온통 공사판입니다.
원자력발전소에 신 1,2호기 공사가 시작되고,
방사성폐기물 저장소를 짓는 공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으니 차량통행량이 많다지만,
신라 천년의 얼이서린 영산(靈山)이라 할 토함산 조차도 성한데 없이 잘려나가는 중입니다.
발전에 따른 부수적인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10, 20년이 지나면,
산자락은 어디 한 군데 성한 곳이 없고 전부 시멘트 칠갑을 하는 세상이 올 것 같습니다.
이 땅에 사는 우리 마음이 이렇게 휑해지면,
길이 편리해진다고 세상살이에 여유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팍해지는 것이 아닐까요?
설마 문화재야 건드리지 않겠지요?
그러니 주변이 다 파헤처져도 감은사 절터나 용당은 그대로 있을 것 같습니다만,
이미 주변이 다 공사판이라서 이전의 그 호젓하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습니다.
아내가 당직근무를 하던 날,
대본에 갈 때 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갔던 감은사 절터.
젖니를 갈 때라서 앞니가 빠진 고만고만하던 아이 셋은 너른 공터 풀밭에서 달음박질 하고,
저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생각에 젖어 있는데,
스무 해 가까운 세월은 들판을 가로 질러 토함산 자락을 넘어 빠르게 흘러갔나 봅니다.
비가 오는데도 차를 타고 사람들이 많이도 옵니다만
차에서 내려,
탑을 배경으로 따라온 아이들의 기념사진을 찍고
그냥 잠시 머물다갈 뿐이어서,
남아있는 탑의 규모로 짐작할 때
불국사에 버금가는 커다란 사찰이었을거라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왜구를 물리치기 위해서 죽어서 동해바다 대왕암에 묻혔다는(?) 문무대왕이,
용이 되어 대종천을 거슬러,
절까지 드나들었다는 전설의 연못인 용당입니다.
지금이야 대종천의 제방을 쌓아두었으니 별개의 위치에 있지만 이전에는 강과 연못이 한 줄기였을 것입니다.
용당 탑마을(이전에는 "탑에" 라고 했습니다.)의 당산나무입니다.
누가 생감자 세 개를 올려 놨더군요.
아이들은 호기심에 뛰어 갔다가.......
한바퀴 휙 둘러보고는 그냥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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