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운데 뭐한다꼬 무거운 짐 지고 산에 오르는고?

2012. 6. 9. 00:06사진 소쿠리/세상 구경한 사진

포항시 근교인 신광에 있는 비학산은 가볍게 다녀오기에 괜찮은 산입니다.

코스에 따라 다르지만, 대표적인 코스인,

법광사 옆으로 난 임도에서 출발하여 무제등을 거쳐서,

정상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는 넉넉잡아서 네 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러나 무제등에서 조금 올라가다가, 정상을 1km 쯤 남겨둔 곳에서 갈림길이 있는데,

왼쪽 길로 가면 1,3km, 오른쪽 길로 가면 0.9km 라는 표지판이 나오는데,

웬만하면 조금 더 두르더라도 왼쪽길로 가는 것이 훨씬 수월합니다.

오른쪽 길은 거리는 짧은 반면에 아주 경사가 가파른 길입니다.

 

어느 해 겨울에,

 법광사 사리탑이 있는 계곡코스로,

짐도 없이 운동화를 신고 달리다시피해서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정상에 올라가는 도중에 넓은 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쉬엄쉬엄 올라가다가 구경도 하고, 곤충사진도 찍었습니다.

 

땀이 범벅이 돼서 내려오는데,

법광사 주지스님 왈,

"이 더운데 뭐한다꼬 무거운 짐 지고 산에 오르는고?" 하고 물으십니다.

 

"스님은 입 아프게 뭐할라꼬 염불하십니까요?"

하고 당돌하게 물어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기나 그기나 다 도 닦는 깁니더........"

 

 

선문답은 아니지만.......

 

 

사진 왼쪽에 등을 보인 녀석이 아들입니다.

무제등에서 비학산 정상으로 가는 도중입니다.

 

 

 

 

 

 

 

 

 

 

 

 

 

 

 

 

 

 

 

 

 

 

 

 

 

 

 

 

 

 

 

 

 

 

 

 

 

 

 

 

 

 

 

 

 

 

 

 

 

 

 

 

 

가물 때 기우제를 지냈다는 곳입니다.

 

 

 

 

 

노친네 한 분이 법광사에서 초파일 공덕 쌓고 나오시는 길입니다.

여름에는 기름나물 등의 꽃이 많이 피는 법광사 주변에는 여러 종류의 꽃무지 등 곤충이 많이 모여들었는데,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던 사찰을 새로 인수(?)하신 주지스님이 깔끔하게 주변 정리를 하시면서,

온갖 풀꽃들을 제거하여 절 주변이 말끔해졌습니다.

 

올여름 곤충 만날 기대는 접어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