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화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2010. 9. 2. 11:40지난 이야기/울릉도의 아름다운 풍경

오징어잡이철이 다가 옵니다.

올해는 날씨가 덥고

오징어가 내려오는 길목을 중국 어선들이 가로막고 싹쓸이를 하고 있어서 오징어잡이가 유난히 더디다고 합니다.

어떤 분들은 울릉도에만 오면 싱싱한 오징어가 지천인줄 아시지만,

그래서 가는 김에 값싸고 싱싱한 오징어회나 실컷 드시겠다고 작심을 하고 오셨다가 텅빈 어판장을 보고는 실망을 합니다.

오히려 육지보다 더 비싼 것을 알고는 바가지를 씌운다고 분노하기도 합니다.

어느 곳이든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생선값은 늘 다른데도 이해를 하지 못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고기잡이란 것도 미리 어구 등의 채비를 갖추고 작업을 시작해야하므로 아무 때나 오징어를 잡는 것은 아닙니다.

 

어제는 퇴근 후에 성인봉에 다녀왔습니다.

도동 학교 뒤에서 출발하여 시온성복지원으로 가는 코스로 가면,

초반부터 시멘트 길을 걸어야 하는 짜증스런 길이 아니라 산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울릉보건의료원을 지나 대원사 옆으로 올라가는 코스가 아니라

그냥 사동방면으로 도로를 타고 4-5십 미터쯤 올라가면 길 오른쪽에산길로 접어드는 작은 산길이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KBS 울릉중계소 앞의 공터에 이릅니다.

나머지 코스는 잘 알려진 KBS중계소 코스로 이어집니다.

의료원 뒤의 가파른 시멘트 길이나 빙빙 둘러가야 하는 KBS 중계소 코스의 지루함을 피할 수 있어

요즘 도동에서 성인봉에 올라갈 때는 주로 이 길을 이용합니다.

 

늦은 오후 산길이어서 호젓하기는 했지만 태풍이 몰려 오기 전이라 바람도 없이 후덥지근하여 땀을 여러 됫박 흘렸습니다.

 

올라가는 도중에 팔각정에서, 그리고 성인봉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몇 장 올립니다.

이제 막 섬둘레에 어화(漁火-오징어잡이 배의 불빛)가 피기 시작합니다.

늦가을 밤에 성인봉 정상에서 내려다 보면 오징어뱃불로 사방천지에 보석을 뿌려 놓은 듯합니다.

저는 이  광경을 울릉도 풍경 1호로 꼽습니다.

한마디로 장관입니다.

굳이 성인봉이 아니라도 울릉도 곳곳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면 

어화가 보이지만 사방이 다 내려다 보이는 성인봉 정상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사진은 모두 어제 새로 산 파나소닉 루믹스 똑닥이로 찍은 사진입니다.

사전에 설명서를 읽지못해서 조작이 서툴렀지만

명성답게 작고 편리한 카메라의 성능에는 만족합니다.

 

 

 팔각정에서 내려다본 저동 일대입니다.

 

 

 

 

 

 

 

 

 

 

 

 

 

 

 

 

 

 

 

 

 

 

 

 

 성인봉 정상에서 바라 본 일몰 직전의 풍경입니다.

 

 

 

 

 

 해 그림자가 없어서 알봉분지가 선명합니다.

 

 

 

 

 

 

 

 

 

 

 

 

가을이 오지 않았지만 성급한 마가목은 벌써 잎색갈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표지석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점점이 보이는 불빛이 어화입니다.

 

 

 

 

말잔등 양쪽 바다에도 어화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