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열왕릉 앞 작은 찻집 하나
2008. 6. 25. 17:18ㆍ글 소쿠리/자작 시 모음
무열왕릉 앞 작은 찻집 하나
북천 내 지나
건천으로 가는 길목
들판을 달려온 바람 잠시 쉬는 언덕
정갈한 겨울 바람 한 자락 솔가지에 쉬었다 가는
무열왕 누워있는
볕 고운 자리 나누어 가진 마을
길섶에
전통차(傳統茶) 파는 찻집 하나
소품으로 들어앉아 있는데
그런 곳에 있는 장사집들이 다 그렇듯
술 아닌 차를 파는 집이 그렇듯
굳이 돈 벌려고 애를 쓰지 않으니
문에 달린 작은 종소리 턱없이 맑아
조심스레 밀고 들어서야 하고
어쩌다 찾은 손님
화장 고운 주인여자
들꽃 웃음이 먼저 달려나와 맞으니
오래 같이 지낸 탁자 셋
서로 양보하며 앉아있고
의자들 등 맞대고서
서로 기대어
온기 가득하나 좁아서 차라리 넉넉한 실내
들판을 건너오는 바람소리 들으며 살까
솔바람 소리 들으며 시를 쓰며 살까
긴 흙담 위 기왓장에
겨울 햇살 조각으로 고르게 깔린 볕 뉘
볕바라기하며 올라앉아
도솔천 만다라 펴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쉽게 귀 젖어
마른 가슴을 적시려고 들어서는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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