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포 바다, 새벽은 싱싱하다

2008. 6. 25. 17:21글 소쿠리/자작 시 모음

 

감포 바다의 새벽

 

일간지 다섯 곳에 소개되었다, 해돋이가 좋은 곳이라고

싱싱한 해를 보러 오는 사람들

들판에 내린 밤을 헤치고 왔다

산줄기 빠져 나와 들판 끝에 앉아 있는

전촌 솔숲 잠들지 않은 삼거리 지나오면

솔버덩 모퉁이에 어둠 물고 날아다니던 갈매기가 먼저 반기나

먼 길을 오는 동안 보고 싶다던 해

좀처럼 낯 선 이들에게 얼굴 드러내지 않는다

새벽은 바다 끝에 구름 장막을 치고 버티어

기다리는 사람들 서운하게 하니

차안에서 밖을 쳐다보는 사람들 얼굴 아직 어둡다

횟집 거리를 지나 바람 부는 방파제 위에 소품으로 박혀 있는 사람들

겨울 한 철,

날마다 그 광경을 보며

먼길을 온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우리가 보는 해를 나눠줄 수 없어

 

해는 날마다 태어난다, 얼굴을 볼 수 없을지라도

'글 소쿠리 > 자작 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전거를 타고 바다로 가면  (0) 2008.09.23
  (0) 2008.06.25
무열왕릉 앞 작은 찻집 하나  (0) 2008.06.25
사부곡  (0) 2008.06.25
내수전에서 섬목으로 가는 길 3  (0) 2008.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