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20. 10:23ㆍ사진 소쿠리/세상 구경한 사진
성질탓인지 사는 곳도 한 곳에,
그리고 음식도 한 번 가서 먹어 본 식당을 고집해서 자주 갑니다.
관광지라고 하지만 울릉도에서 음식을 맛깔나게 먹을 집이 드뭅니다.
아니, 음식은 다 맛있겠지만 섬이라는 특이한 사정상 가격이 비싸서 선뜻 사먹기 어려운 지도 모릅니다.
그저 한 번 스쳐가는 손님도 아니고 늘 살아야 하는 주민이라서 비싼 음식값이 원망스럽습니다.
울릉도에 사는 재미를 두 어 가지 꼽으라면 저는,
성인봉 올라다니는 것과 나리분지에 있는 나리촌식당의 산채비빔밥을 먹는 것이라고 말하렵니다.
멀리 차를 타고 가지 않아도 몇 발짝만 가면 산 아래에 닿는 성인봉은,
도동쪽에서 오르는 세 가지 코스가 초입에 좀 가파른 것을 제외하고는 다 좋습니다.
숲이 우거져 있고,
애지간한 가뭄이 아니면 길에 물기가 있어 먼지가 많이 나지 않습니다.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경사도 적당합니다.
그리고 정상에 올라가면 가슴이 탁 트일만큼 전망이 좋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부지런히 육지에 나다니면서도 서른 번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나리촌식당의 음식 맛이 인근의 다른집보다 특별한 지는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다른집에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산행 후에 허기진 배를 채우니 맛이 더 한 지는 모르겠지만 내놓는 음식 자체가 푸짐합니다.
비빔밥 한 그릇을 먹어도 온갖 산나물과 더덕무침이나 삼나물무침이 적당한 양 따라 나옵니다.
저에게만 그렇게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들이 드시는 것을 봐도 다 그렇습니다.
주인들이 인심도 좋지만 바깥 사장님이 직접 집 근처 넓은 땅에 먹거리 농사를 지으니 여유가 있습니다.
나리촌식당과 저의 인연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울릉도에 처음 들어와서 자주 성인봉에 올라다니며 가기 시작한 곳이 이 식당이었고,
어느 해는 우리 가족이 울릉도에 들어와서 이 집에서 하루밤을 묵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서울대학교대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탐사학습차 와서 함께 머물러서
우리 아이들이 장래의 꿈을 이공계로 정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해 여름에는 저를 찾아온 단체 손님과 함께 가서,
이 집의 특미 중의 하나인 닭백숙을 먹었는데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하더군요.
음식값 외에는 따로 잠을 자는 돈을 받지 않아서 나중에 울릉도를 떠날 때,
섬에 있으면서 찍은 사진을 몇 점 주고 왔는데,
고맙다하시며 귀한 부석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육지에서도 가끔씩 이 집 소식이 궁금했는데 이전에 같은 학교에 근무하다가 울릉도로 전출한 동료들을 통해서 소식을 듣곤 했습니다.
올 3월에 울릉도에 오자마자 성인봉을 넘어서 나리촌식당에 갔습니다.
산천은 의구하지만 식당은 건물을 고치고해서 겉모습이 좀 바뀌었지만 주인의 친절한 손님맞이는 그대로 였습니다.
요즘도 성인봉 등산 후에 이집에 가서 비빔밥을 한그릇 먹고 씨껍데기술을 한 잔 하곤 합니다.
음식을 사진으로 담지 못했으니 주변 풍경만 우선 올려 봅니다.
다음에는 음식을 하나 하나 사진으로 찍어 올리겠습니다.
울릉도에 오시면 나리분지에서 이 집 음식을 한 번 맛 보시고,
또순이 아지매라고 불리우는 이 집 안주인을 한 번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길머리에 있는 간판입니다.
역시 입구의 간판입니다.
식당 전경입니다.
이 집 주차장에 있는 마가목의 붉은 열매입니다.
다녀간 손님들이 남기고 간 흔적입니다.
발음을 조심스럽게 해야하는 술 이름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부러 거칠게 발음하기도 합니다.
문밖에 있는 메뉴표입니다.
바깥채 식당입구에 걸어놓은 옥수수 사진입니다.
바깥채 식당입구에 걸어놓은 옥수수입니다.
역시 바깥채 식당입구에 걸어놓은 옥수수입니다.
마가목 열매입니다.
이틀째 폭풍주의보가 내린날이어서 주차장이 텅 비어 있습니다만 보통날에는 늘 붐빕니다.
식당전경입니다.
역시 식당 전경입니다.
바깥채 식당과 느티나무 아래에 있는 야외식당입니다.
이곳에서 단체로 관광을 오신 분들이 주로 음식을 드십니다.
식당을 나서면서 본 모습입니다.
노선버스가 다니는 도로변에서는 몇 십 미터 들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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