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17. 08:45ㆍ지난 이야기/울릉도의 아름다운 풍경
지난 주에는 배가 이틀 들어오지 못하는 바람에 주말에 표를 구할 수 없어서 육지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목요일에는 배가 들어오다가 포항으로 회항을 했고,
금요일날은 해상에 돌풍이 불어서 포항에서 배가 아예 출발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바람에 육지에서 독도 체험학습을 와서 목요일날 나가려던 영천시교육청 소속의 학생들과 인솔선생님들은,
이틀이나 발이 묶여 있다가 토요일에야 나갈 수 있었습니다.
울릉도는 지역의 특성상, 포항에서 들어올 때는 배표 예약이 당일만 유효하고,
울릉도에서 나가는 것은 입도 순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날씨가 심술을 부려 이렇게 우리들에게 불똥이 튀면,
울며 겨자먹기로 집에 갈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생깁니다.
큰 딸아이의 혼사를 앞두고,
준비를 하는 것도 도와줘야 하는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혼자 떨어져 있으니,
이제껏 늘 무능한 남편이자 아버지인 것 같아서 비참해지기도 하고 속이 답답합니다.
모든 일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아내에게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새벽같이 부두에 나갔지만 배표를 구하지 못해서 토요일에는 병자처럼 끙끙 앓다가,
일요일날인 어제는 아침 일찍부터 차를 몰고 서북면 쪽으로 가서 자정이 다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사진을 찍고,
넋을 놓고 하염없이 바다를 쳐다보고.......
우울하지만 어쩔 수 없는 하루였습니다.
이런저런 여러 가지 이유로 요즘에는 하루 하루가 견디기 힘듭니다.
내가 한 선택이지만 괜히 또 들어왔다는 후회를 하루에도 여러 차례 합니다.
이렇게 세월은 가겠지만 지금 겪는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남들은 이해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
농담이겠지만 무슨 경치 좋은 곳에 놀러간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마음이 심란하니 블로그에도 소흘하여 혹시라도 들러는 사람들에게는 늘 미안합니다.
서북면에서 종일 헤매다가 찍은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남양의 국수산입니다.
자세히 보면 산을 이루고 있는 바위가 주상절리 {柱狀絶理 - 기둥모양(주상)의 나눠진 금(절리)} 형태입니다.
남양의 궁도장인 성무정의 사장입니다.
사대가 있는 건물도 큼직하고 사장도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이곳 사람들의 활쏘는 기개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길가의 투구 바위입니다.
옛 병사들이 쓰던 투구를 닮았다고 붙인 이름입니다.
수층교입니다.
2001년도 9월에 서쪽으로 가는 터널이 뚫리면서,
기존의 험한 태하령 시발점에서 부터 터널 사이 도로와의 표고차를 극복하기 위해 나선형으로 만든 다리입니다.
태하리에서 태하령을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서달리의 미역취밭입니다.
울릉도에 나는 나물 가운데서 부지깽이는 잎이 좁고 미역취는 잎이 넓습니다.
부드럽고 깨끗한 나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지하수를 끌어올려 스프링 쿨러를 설치해서 수분을 공급합니다.
태하에서 현포로 넘어가는 고갯길입니다.
한국타이어 광고에 나왔던 함양의 지안재만큼은 안 되지만 제법 꾸불꾸불합니다.
현포에서 건너다본 대풍감입니다.
이전에 태하가 울릉도의 중심 지역일 때에 육지로 가려던 배가 바람을 피해 대던 곳이라서 유래된 지명이라고 합니다.
울릉도에서는 보기 드문 감자밭입니다.
멀리 대풍령이 보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바닷 물결이 어느 곳보다 잔잔한 현포 앞바다는 바닷물이 참 맑습니다.
섬목 가는 길에 있는 삼선암 가운데 하나입니다.
바다 한 가운데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 꼭대기에 나무나 식물이 자라고 있는데,
간간이 내리는 빗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바위를 타고 올라오는 소금기가 걸러진 물로 생명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삼선암 가운데 홀로 떨어져 있는 바위입니다.
세 개의 바위 가운데서 두 바위에는 나무나 식물이 자라고 있지만,
이 바위에만 나무나 식물이 자라지 않습니다.
석포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정오 무렵의 서북쪽 해안입니다.
멀리 송곳바위(錐山)도 보이고 공암 그리고 대풍령도 보입니다.
석포전망대 가는 길에 내려다 본 관음도의 모습입니다.
섬둘레는 깍아지른듯한 낭떠러지입니다.
역시 관음도입니다.
마침 작지만 빠른 배가 한 척 지나가길래 그 배가 일으키는 물보라를 사진으로 함께 담아보았습니다.
현포고개 위의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현포항의 야경입니다.
태하고개의 꼬부랑길을 밤에 한 번 찍어왔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차가 끊겨 궤적이 그저그렇습니다.
사동항 방파제 근처에서 본 사동의 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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