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시마을의 곤충 - 홍점알락나비

2013. 8. 24. 12:21곤충사진/나비

사진을 찍으려고 자주 들러는 곳을 우스갯 말로 스튜디오라고 합니다.

 

 

이전에 고향에 살 때,

나정바닷가는 제가 갈매기사진을 찍는 스튜디오였습니다.

흑백필름을 사용하던 때라서,

찍고 집에 와서 필름을 현상 해보고 또 가고.......

 

 

아는 사람들이 그곳에 사진을 찍으러 올 때는,

"이선생 스튜디오 좀 빌립시다." 하고 농담을 할 정도였습니다.

 

 

괴시마을의 늙은 참나무는 제 곤충사진 스튜디오입니다.

올해 처음 찾은 장소인데 한 곳에서 대왕나비, 왕오색나비 등과 사슴벌레, 하늘소 종류를 몇 종류나 만났습니다.

 

 

하도 자주 들락거리니 동네 할머니들이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묻습니다.

 

 

"요 앞 영해고등학교에 근무를 한다"고 하니,

"그라모 선생님이라요?"

하고 물으시길래,

"예, 영해고등학교 교감입니다." 하고 대답을 하니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교감선생님이시라요?" 하십니다.

 

 

할머니들이 볼 때는 모기 천지인 풀섶에 아침 저녁으로 수시로 들락거리는 제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나 봅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더운 날씨에 땀을 뻘빨 흘리며 다니는 것도 그렇고요.

머리카락도 다 날아가버릴 정도로 나이를 먹은 사람이 벌거지사진(곤충사진)을 찍는다니

'뭔 짓이냐?' 싶기도 할거고요.

 

 

괴시마을 늙은 참나무에서 만난 홍점알락나비입니다.

뒷날개에 빨간 점이 있어 홍점알락나비라고 합니다.

전국에 분포되어 있지만 특히 제주도에 많다고 합니다.

 

늙은 참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진을 빨아 먹으려고 애를 씁니다만

날씨가 워낙 가물고 물기가 바짝 말라서 진이 거의 없더군요.

 

 

나비가 앉아 있는 위치가 높아서 날개 모양을 완벽한 대칭으로 찍지 못했습니다.

 

 

비가 온 뒤에 다시 몇 번 더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