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28. 12:16ㆍ미련이 남아있는 마라톤 이야기/달리면 즐겁다
3월달 부터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휴일 오전에 집에서 마라톤 완주 메달을 꺼내보았습니다.
옷방 구석 소쿠리에 담겨져 있는 메달이 100개도 넘습니다.
땀에 젖은 것을 그냥 두어서 그런지 색깔이 변하거나 칠이 벗겨진 것도 많아서 아쉽습니다.
메달을 한 개 한 개 꺼내 볼 때마다 달리던 때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거실 바닥에 펼쳐놓으니 아내가,
"저게 다 돈이 얼마고?" 그럽니다.
달리기에 미쳐서(?) 전국을 돌아다녔으니,
버스비, 승용차 기름값, 숙박비, 대회참가비, 훈련용품비 등 비용이 제법 들어 갔습니다.
가까운 대구 경북 지역에는 괜찮은 대회가 별로 없어서,
서울권역을 비롯해서, 강원도로, 경기도로, 전남지역으로, 전북지역으로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산으로, 바다로, 강변으로.....
그 때는 늘, '칼 한 자루 등에 메고 주유천하 하는 무사'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에서 "진검승부"를 펼치려는 준비가 되어 있을 때였습니다.
단지 지난 일을 회상하며 위안을 얻기 위해서 꺼내본 것은 아닙니다.
완주메달을 보면서 다시 또 이전처럼 멋지게(?) 달려보겠다는 결의를 다집니다.
메달을 살펴보니 이제는 없어져버려서 아쉬운 대회도 더러 있습니다.
가리왕산, 김제지평선대회 풀코스, 호미곶대회 풀코스, 함평나비마라톤, 파주 아디다스, 거제마라톤 풀코스......
한참 달리던 시절을 뒤돌아보니 세월이 제법 흘렀습니다.
나이도 50 중반이 넘었으니 신체 조건이 이전만 못합니다만 자심감은 가득합니다.
그 때는 멋모르고 달렸지만,
이제는 뭘 제대로 알고 달리고 있습니다.
체중을 1kg 줄이면 기록을 3분 정도 단축한다는 말만 믿고 힘들게 운동하면서도 먹는 것을 제대로 챙겨먹지 않았고,
단련하기 위해서 자극을 줘야된다는 생각에 먼거리를 지칠 때까지 무리하게 달린 것은 물론이고
스피드 훈련을 게을리해서 조금만 속도를 올려도 오버페이스를 범하였고,
잦은 대회 참가로 몸이 회복할 여유를 주지 않은 어리석음을 범한 것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욕심내지말라고 핀잔을 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갓길 정비, 잔디구장 조성 등에 따라 이전보다 주변 환경이 달리기에 좋고,
그렇게 퍼마시던 술을 거의 마시지 않습니다.
단지 아침에 달리고 싶은 욕심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올가을이나 내년 봄쯤에는,
이른바 메이저대회라는 경주동아마라톤이나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춘마), 서울국제마라톤대회(동마)에서
멋지게 풀코스 결승선을 통과하는 꿈을 이루겠습니다.
마라톤 완주메달 사진입니다.
호미곶마라톤대회 풀코스 완주 메달입니다.
겨울철 바닷바람과 과메기, 험한 언덕으로 전국의 매니아들이 참가하던 대회입니다.
포항의 그린넷마에서 주최한 이 대회에 풀 코스만 다섯 번 참가했습니다.
달리는 사람들이 지켜야할 기본 예절인 런티켓을 주창하여 유명한 대회였습니다.
이제는 주로 사정 때문에 풀 코스 부문이 없어져서 아쉽습니다.
거제대회도 험한 언덕코스로 유명한 겨울철 대회였습니다.
"춘마"라고 불리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의 완주메달입니다.
여름 무더위를 이겨내고 무수한 땀을 흘려서 "가을의 전설"을 쓰던 대회입니다.
개인적인 바램은 이 대회에 10번 참석을 하여 얻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전라남도 곡성에서 열린 섬진강마라톤대회의 완주 메달인데,
대회 횟수를 거듭할 수록 윗부분을 컬러로 만든다고 했으니 지금은 잎사귀가 어느만큼 컬러로 바뀌었을겁니다.
완주기록을 새겨서 대회가 끝난 뒤에 기록증과 함께 보내주는 대회도 있습니다.
경주벚꽃마라톤대회는 토요일날 열리는 대회라서 주 5일제 근무를 하지 않던 시절에는 참가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어떻게 짬을 내서 풀코스에 두 번 참가했습니다.
합천 읍내의 합천댐 하류 강바닥을 달리는 이색대회인 황강수중마라톤대회 완주메달입니다.
달리고 나서보니 신발과 양말 안에 모래가 몇 줌이나 들어있었습니다.
지금 대회가 열린다면 가장 가고 싶은 대회 가운데 하나입니다.
마라톤 용품 전문점인 러너스클럽에서 주최하였고,
해발 1000미터쯤 되는(?) 산허리에 나있던 임도를 달리는 대회였는데 아쉽게도 한 번 더 개최하고 끝나버린 대회입니다.
왼쪽 두 개는 풀뿌리마라톤대회를 주창하는 진주마라톤대회의 완주 메달입니다.
획일적인 둥근 메달보다는 이런 메달이 마음에 듭니다.
외래어인 "파이팅!" 대신에 "힘!" 을 외치자고 주창하고 있으며 디자인도 세련된 메달입니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영해에서 열렸던 대회입니다.
성내 로타리에서 출발하여 대진을 경유해서 고래불쪽으로 달렸는데,
코스 길이가 짧아서 상상을 초월하는 하프 개인 최고 기록을 냈던 대회입니다.
대전에서 열렸던 대회인데, 런다이어리 초창기에 멤버들을 만나던 추억의 대회였습니다.
서울동아마라톤은 5년 연속 참가했습니다.
이 대회에서 풀코스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고,
추억거리가 많은 대회입니다.
우리나라 풀뿌리 마라톤클럽의 효시라고 하는 서울마라톤클럽에서 주최하는 혹서기마라톤대회의 완주 메달입니다.
과천대공원에서 달리는 대회인데,
숲길을 서너차레 왕복하는 이색대회이고 쭈주바를 얻어먹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기도 하면서 달리는대회입니다.
매니아층들에게 인기가 많아서 신청을 개시하면 한 두 시간만에 마감되는 전설적인 대회입니다.
이 무렵에는 중학생이던 아들이 아내와 함께 5, 10킬로 부문에 참가를 해서 기념 메달 수가 많습니다.
비무장지대에 들어가서 달렸던 대회의 메달입니다.
강원도 최전방인 철원과 양구에서 열렸습니다.
첫 풀코스 완주대회인 제천 청풍호반마라톤대회 완주 기념메달입니다.
1회 대회 결승지점에서 받은 완주메달에 날짜가 없어서 뒤에 추가로 받은 메달과 함게 보관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우리나라 마라톤 풀코스 가운데 험하다는 호미곶, 여수 ,거제 대회를 다 달려봤습니다.
이 대회들이 다 겨울철에 열린 대회라서,
이듬해 봄에 서울에서 열리는 동아마라톤대회(지금은 서울국제마라톤대회) 동계 훈련을 겸해서 다녀왔던 대회들입니다.
전주-군산마라톤대회도 없어졌습니다.
105리 벚꽃터널을 달리던 환상적인 코스였습니다.
다시 또 생긴다면 꼭 가고 싶습니다.
전군대회는 나중에 전주시내를 달리는 대회로 코스가 바뀌었습니다.
군산에서 전주로 달리던 벚꽃터널을 지나는 105리 코스가 유명한 대회였습니다.
함평나비 축제 기간에 함평천지 꽃천지를 달렸던 대회인데 이 대회도 지금은 열리지 않습니다.
달리는 코스마다 마을분들이 나와서 응원을 해 주시던 정이 넘치는 대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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