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도귤빛부전나비

2012. 7. 26. 13:58곤충사진/나비

날마다 시간이 나면 곤충사진을 찍으러 다닙니다.

일과시간 이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으니 아침 저녁으로 그저 소일거리 정도로 다닙니다만,

다니는 지역이 제한되어 있으니 그게 그것인양 대부분 이미 보았던 곤충들을 만나지만,

가끔씩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오매불망 그리던 곤충을 만나는 운좋은 날도 있습니다.

 

 

시가도귤빛부전나비를 만난 날인 어제도 그랬습니다.

그저께 탑리의 우매마을을 지나서 샘터 가는 길에서 장수픙뎅이 사체(死體)를 봤습니다.

외뿔이 우뚝 솟은 멋쟁인데 밤에 차바퀴에 깔렸는지,

아니면 천적에게 공격을 당했는지,

하여튼 머리 부분과 다리 일부분이 길바닥에 너부러져 있었습니다.

 

혹시나 만날까 싶어서 참나무 숲만 쳐다보고 다니는데,

장수풍뎅이가 아닌 풍뎅이들은 참나무 진액이 흘러나오는 곳에서 자주 만납니다만,

보고 싶은 장수풍뎅이는 밤에만 몰래 다니는지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더위에 땀벅벅이되어 산중턱으로 올라가는데,

눈앞에 낯선 부전나비가 앉아 있었습니다.

 

 

숨이 멎을듯 긴장이 된 상태에서 조금 멀리서 안전(?)하게 서너 컷을 찍고는 다시 접근을 했는데도 그대로 있어서,

연사 모드로 전환해서,

"다다다....."  샷을 날렸습니다.

 

 

"시가도....." 이런 이름이라서 남해안 어느 섬에서 발견된 귀한 녀석인줄 알았는데,

시가도가 섬이름이 아니라,

날개 아랫면의 무늬가 도로와 건물이 잘 배열된 도시의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곤충학자이자 나비전문가이시던 석주명선생님께서 시가도(市街圖)귤빛부전나비라고 부르셨답니다.

 

 

해질 무렵에 먹이식물인 갈참나무나 떡갈나무 근처에 날아다니고,

낮에는 거의 활동하지 않는 답니다.

 

 

도감을 보니, 요즘에는 개체 수가 점점 줄어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 들어 있습니다.

 

 

암컷은 앞날개 끝의 검은 무늬가 수컷보다 넓다고 합니다.

크기는 부전나비치고는 조금 큰 편인 40-45mm 정도입니다.

 

 

한참 모델이 되어 주더니만 멀리 휙 날아가 버리더군요.

 

 

 

 

사진을 여러 컷 찍은 뒤라서 제 입은 귀에 걸렸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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