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6. 18:20ㆍ곤충사진/딱정벌레
이전에는 곤충을 찾는다고 나뭇잎이나 풀잎 위만 살폈습니다만,
지리산행길에 새벽에 느닷없이 귀한 딱정벌레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나름대로 생각을 한 게,
"곤충이 어디인들 없으랴" 입니다.
남들이 제가 보지 못한 귀한 곤충을 사진으로 올려놓으면,
"어떻게 저런 곤충을 만나서 사진을 찍었는가?" 하고 무척 궁금했습니다만
곤충사진을 찍다보니 이런 저런 기회에 못보던 곤충을 만나게 되더군요.
아마 시골에서 자란 제가 일찍 곤충의 생태에 흥미를 가졌더라면 훨씬 더 많은 곤충을 알게되었을 것 같습니다.
세월을 돌이킬 수 있어서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곤충학자가 되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하고,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을테니 곤충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생물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지구상의 곤충은 약 80,000 종류 정도되고,
날마다 한 종류씩 새로운 종(種)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귀하거나 이쁜 곤충이라고 해서 우아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제는 썩은 나뭇잎 아래도 들춰보고,
나뭇잎 뒷면도 살피고,
냄새나는 오물도 헤적거려 보고, .......
그럴수록 만나는 곤충 가짓 수가 늘어 납니다.
지난 토요일날 안동교육연구원에 출장을 마치고 오후 늦게 포항집으로 가면서,
혹시 늙은 참나무가 있는 숲이라도 만날까 싶어서 길안으로 해서 청송을 거쳐가는 길로 갔습니다.
간간히 비가 뿌리는 가운데 적당히 곁눈질을 하다가
묵계란 곳에서 참나무 숲을 발견하고는 차를 세워두고 마을 주변을 탐색(?)하였습니다.
제가 처음에 참나무라고 생각했던 곳은 아름드리 회화나무가 수 십 그루있는 숲이었습니다.
묵계종택이 있는 마을인데,
옛날 선비들이 살던 곳 답게 선비나무라는 회화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숲을 한 바퀴 돌아다녀봤으나 곤충은 보이질 않고,
실망해서 나오다가 마을 앞에 굵직한 참나무(신갈나무)가 있는 것이 눈에 띄어서,
길을 건너서 갔습니다만 썩은 둥치만 보일뿐 참나무 진이 흐르는 나무는 없었습니다.
동네 개들은 밥값한다고 목청을 높여 짖어대고.......
낯선 사람이 마을 주변에 돌아다니면 경계를 하기 마련인데도 선비의 후예들이 사는 마을답게
묻는 말에 상세하게 알려주셨습니다.
한 농가 옆의 늙은 참나무에 기대어 쌓아둔 나무더미 근처에서 넓적사슴벌레를 만났습니다.
수컷이 밖에서도 보였고,
나중에 보니 구멍 안에 암컷이 함께 있었습니다.
하도 어두워서 모시고(?) 나와서 사진을 촬영한 후에 다시 참나무 둥치의 구멍에 모셔드렸습니다.
그런데 도감의 설명이 좀 웃깁니다.
저는 어렵게 찾았는데,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크고 흔한 사슴벌레랍니다.
30mm도가 안 되는것부터 80mm가 넘는 것까지 크기가 다양하며,
작은 개체일수록 광택이 강하답니다.
적응력이 강해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고, 개체 수도 많습니다.
썩은 활엽수에서 어른벌레로 겨울잠을 잡니다."
그러니 결론으로 흔해 빠진 것이란 말입니다.
흔하지는 않을텐데 말입니다.
크기는,
암컷은 대략,28mm-43mm 정도이고,
수컷은, 26mm-84mm 정도입니다.
수컷입니다.
암컷입니다.
암컷이 먼저 구멍으로 들어 가고.......
수컷도 구멍으로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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