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세는 술래 -할미꽃

2012. 4. 26. 11:55사진 소쿠리/산꽃님, 들꽃님네 사진

의성에는 할미꽃이 참 많습니다.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랍니다.

제가 좋아하던 소설가 이청춘님께서 쓴 글의 제목입니다.

 

나이와 기억을 갉아 먹는 치매를 앓는 분들에게,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제 부모님 두 분은 다 집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원하시는 것을 다 해드리지 못하고 제대로 모시지 못한 여한이야 남지만,

부모님 두 분을 그렇게 보냈으니 제가 복을 받았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가는지 할미꽃을 보면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오늘 아침에 금성산 자락에 올라갔다가 찍은 할미꽃 사진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깥 날씨를 살폈는데 구름이 잔뜩 끼어 있더니만,

운동하러 밖으로 나와보니,

어제 종일 비가 내려서 그런지 공기가 맑고 깨끗했습니다.

 

우매로 해서 산중턱까지 올라갔다가 출근 시간에 쫓겨 급하게 내려왔습니다.

 

이 길은 처음 가 본 길입니다.

낯선 길에서 만나는 낯선 풍경이 새삼스러웠고,

여린 할미꽃이 물방울을 달고 서 있는 모습을 접사 렌즈로 담아봤습니다.

 

마을을 지날 때는 우사(牛舍)에서 풍기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지만,

산 속에서는 라일락을 닮은 댕강나무 흰꽃의 짙은 향기를 실컷 맡았습니다.

 

 

 

 

 

 

 

 

 

 

 

 

 

 

 

 

 

 

 

 

 

 

 

 

 

 

 

 

 

 

 

 

 

 

 

 

 

 

 

 

 

 

 

 

 

 

 

 

 

 

 

 

 

 

 

 

 

 

 

 

 

 

 

 

 

 

 

 

 

 

 

 

 

 

 

 

 

 

 

 

 

 

 

 

 

 

보석처럼 빛나는 아침이슬이 풀잎 끝에 매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