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단축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달리기 (운영 실패기 )

2008. 9. 16. 19:29미련이 남아있는 마라톤 이야기/완주기(마라톤, 울트라)

경주 단축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달리기 (운영 실패기 )

 

- 장소 : 경주시 보불로

- 시간 : 1시간 38분 50초 (10:00 - 11:38:50)

- 거리 : 21.0975km

- 종류 : 대회참가

- 페이스 : 4'41"/km

- 속도 : 12.81km/h

- 운동화 : -아식스 젤 1070


기다리던 경주 하프 마라톤 대회에 참가를 했다.

이틀 전에 상륙하여 법원 앞과 해수욕장에서 3-4킬로쯤 뛰며 컨디션 조절한 것 외에는 빈둥거리다가 오늘 달리러 감.

지난 주 내낸 목이 따갑고 아파서 고통스러웠는데 그저께 주사를 맞고 약을 먹었더니 오늘은 가래가 좀 올라오긴해도 나은 편이었다.

지난 주 마무리 훈련을 못했으니 오히려 충분하게 쉰 셈인데.........

아픈데가 다른 곳도 아니고 목이니 숨쉬기가 어렵다.

게다가 약물 복용이다.

달리기가 힘이 든다는 것을 지난 주 내내 느꼈다.

달리기가 힘이 들었고 고통스러웠다.


어제 저녁에 진주에서 처남가족과 동서네 두 집 가족, 그리고 부산 동서까지 미리 신청한 다대포대회를 포기하고 올라왔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다음에는 우리가 부산으로 내려 가야지.


어제 저녁에 울릉새우를 안주로 동해를 한 잔씩 했는데 나는 여전히 술을 먹지는 않았고.........

미안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일찍 아들 방에 자러가고, 섭섭했을 처남과 동서 둘은 나가서 다시 한 잔씩 더 했단다.

오늘 뛴 막내 박서방만 그냥 잤고.......


코스는 겁을 냈던 것처럼 힘이 들었다.

경사가 예사롭지 않은 코스.

그런데 나는 초반에 진주 동서를 따라 뛰었는데 5km쯤 가서야 오버 페이스란 것을 알았다.

이후는 숨 헐떡임과 치욕스런 걷기.........

정확히 4-5초간 네 번을 걸었다.

한 번은 복통이었고 세 번은 내 의지가 약해서 걸은 것이다. 그것도 도움이 되지않는 불과 몇 초간을.


남들은 쉽게도 뛰던데..........

초반의 무리가 뒤에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았고, 이제 나도 스피드를 기르는 연습을 병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 5km는 평소에 내가 달린 것보다 약 3분 정도 빨리 달렸다.(포마클 연습 때보다).

그러나 그 이후에 쉽게 지치니 곧 후회가 되었고..........

이런 실패는 자주 있을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나는 경험도 없고 연습 기간도 짧은데, 체육선생이란 자격지심이 강하므로 이런 무리가 오는 것이다. 소위 말해서 폼나게 달리고 싶어 하는 셈이다.

펀런과는 거리가 먼 치졸한 의식이다.

즐기면서 달려야 하는데.........


특히 이 번에는 목도 아프고 여러 가지 조건이 변변치 않았는데도 무리를 했다.

첫 하프 공식 데뷔라서 그랬지만 그래도 달리는 목적을 잊은 셈이다.


고맙게도 진주 막내 동서가 초반 5km까지 동반주를 해 주었다.

막내 동서는 달린지는 오래 되지 않았지만 대회 참가 경험이 제법 되는 고참이니 헐떡거리면서 쳐지지 않고 뛰었는데 그게 무리였다.

그리고 오늘은 나를 이끌어 준다고 자신의 레이스를 희생 한 셈이니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진주에 있는 동기 상욱이를 만났고, 천하 젤 상호님을 뵈었고......

포마클의 회원 몇 분도 뵈었다.

반가웠다.


특히 12킬로를 지났을 때, 횡경막 아래 부분에 찌르는 듯한 격통이 와서 머뭇거릴 때 호흡법을 바꾸어 보라고 격려를 해 준 이름 모를 달림이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함께 달린다는 것을 느끼는 좋은 계기이다.


나도 이 다음에는 남들을 격려도 해 주고 느긋하게 달릴 날이 있을까?


다음 주에는 대전 대회이다.

오늘 달리는 도중에는 이런 고통을 안고 또 달려야 하는가 싶었지만, 달리고 나서 생각하니 또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즐겁게 달려야지 하는 생각임.


대전 대회에서는 오늘의 경험을 바탕삼아 더 잘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내일 아침 배로 들어가면 교내 체육대회, 스승의 날 행사.........

이래저래 정신없을 한 주이다.


무리한 초반질주는 반드시 후반에 고통을 안겨준다.(오늘 얻은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