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2008. 6. 25. 09:39글 소쿠리/자작 동시

 

우리 동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한바퀴 돌면

골목을 지나가던 바람이 뒤따라온다.


언니와 머리를 다듬으러 갔던

가위와 빗 머리 방은 우리 이웃이고

하얀 구름이 모여 있는

눈송이 솜 집은 내 친구네 집

쪼그마한 개들이 웅숭그리는

동물농장을 지나

아픈 이 빼러갔던

바른 이 치과 옆을 돌아가면

갈비 살이 맛있는

소꿈 돼지꿈의 너른 마당이 보이지

상처 났을 때 찾아가는

아름다운 피부과는 출입문이 활짝 열려 있고

내 동생 솔이가 다니는

짱구 놀이방 맞은편에는

늘 웃는 아줌마네

참 좋은 약국이 있고

수족관에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큰바위 횟집을 지나가면

무더울 때 먹는 냉면 국물이 시원한

툇마루 냉면집 은행나무가 보이고

희망을 키우는

파랑새 학원

날마다 아이들이 몰려가는

햇님문구점을 숨차게 돌아가면

마침내 이르는 너른 학교 운동장


그곳까지 따라온 바람

운동장을 휙휙 돌아다니다가

제멋대로

저만치 달아나 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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