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0. 21:41ㆍ사진 소쿠리/산꽃님, 들꽃님네 사진
장모님은 다섯 해 전에 예순 넷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어버이날 아침에 일찍 혼자 장모님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장모님 산소는 처가동네 언덕너머 고구마 농사를 지으시던 밭자락에 있습니다.
산소 앞에 서서 보면 와룡산 자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양지바른 곳입니다.
막내처남이 돌보았는지 잔디가 곱게 자라서 다행스러웠습니다.
시동생과 시누이를 포함한 시댁 6남매,
처남인 아들 둘,
제 처를 포함한 딸 넷,
여섯 자식의 뒷바라지를 하시느라 오로지 자기 희생으로 어려움을 참아내며 인고의 삶을 살다가신
전형적인 우리 시대의 맏며녀리(종부-宗婦)이셨습니다.
맏사위인 저를 위해 주시는 마음 또한 한결 같으셨기에,
병석에 계실 때 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해드리지 못한 것이 늘 부끄럽고 죄스럽습니다.
말년에 오랫동안 병석에 계셨기에
갑작스런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큰처남의 유고를 알리지도 못했습니다만
어느 순간엔가 정신이 온전할 때 맏아들을 찾으시는 눈치를 잠깐 보이셨습니다.
삶과 죽음이 뜻대로 되지는 않지만,
자식을 앞세운 처지가 된 것을 알고 가셨는지.......
다만,
이제는 저 세상에서 모자가 만나 함께 정답게 지내시리라 믿습니다.
장모님 산소에 오고가는 길에 만난 들꽃을 사진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작은 언덕 하나를 넘어가는 짧은 거리지만,
그 길에는 철마다 참꽃마리, 뽀리뱅이, 지칭개, 씀바귀, 붉은괭이밥,
애기풀, 양지꽃, 금낭화, 염주괴불주머니, 꿀풀 등 온갖 종류의 들꽃이 핍니다.
그리고 철늦은 자목련도 몇 송이 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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