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때마다 겪는 일
2008. 6. 25. 09:50ㆍ글 소쿠리/자작 동시
방학 때마다 겪는 일
아침 일곱 시 반부터
여덟 시 반까지는
학습지 문제 풀고
밥 먹고
열 시부터 바둑 교실에 갔다가
열두 시에 마치고 오면서
미술 학원에서 한 시간 그림 그리고
빨리 집에 와서
밥 먹고
두 시부터 세 시 반까지는
단지 앞 피아노 학원에 가고
네 시부터 다섯 시까지는
태권도 배우고
도복 입은 채로
속셈 학원에 갔다가
집에 와서 한 시간 공부하고
여섯 시부터 일곱 시까지는 만화영화보고
밥 먹고
여덟 시부터 아홉 시 반까지는
동화책 읽고
일기를 써야하니
밥을 먹을 시간은 주시는 어머니
넘치는 사랑인지
지나친 욕심인지
알 길이 없으나
내 나이 여덟 살
일 미터 십이 센티미터의 키
이십 일 킬로그램의 무게를 지닌 몸뚱이
많이
벅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