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잘 받아요!

2008. 6. 25. 09:34글 소쿠리/자작 동시

 

엄마 잘 받아요!


우리 편이 뒤지고 있는 물 풍선 받기 단체 경기

두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 소리 지르는데

어느 새 닥친 내 차례


엄마 손 꼭 잡고

한 주먹 불끈 쥐고 내달리는데

땀에 미끈거리는 마음이 먼저 달려가고


발끝으로 긴 널을

힘껏 밟으면

널 끝 소쿠리에 담긴 노란 물 풍선

하늘로 휘잉 날아오르고

마음이 더 바쁜 어머니

두 팔을 벌려 쫓아가는데

받자마자 팔 사이로 주르륵 흘러내려 버리는 물 풍선


엄마, 잘 받아요!

손뼉을 크게 치며

고함을 지르니

쳐다보던 나무도 친구들도

한꺼번에 까르르 웃어대고

놀라서 따라 웃다가

아침 해처럼 붉어지는 엄마 얼굴


'글 소쿠리 > 자작 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구마 가족  (0) 2008.06.25
수반 위의 고구마  (0) 2008.06.25
일곱 번을 달린 운동회  (0) 2008.06.25
낮잠을 자다가  (0) 2008.06.25
자장암 가는 길  (0) 2008.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