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이 피었습니다.
황여새 사진을 찍는다고 기북에 갔다가,
기다리는 동안에 근처 과수원길로 돌아다니다가 살구꽃이 피어 있는 작은 밭이 있길래 사진을 몇 컷 찍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연분홍빛이 돌길래 처음에는 복사꽃인줄 알았는데,
오늘 마침 밭주인이 오셨길래 물어보니 살구나무랍니다.
꽃이 크고 실한 이 살구나무가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랍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오히사마코트, 니코니코트, 하코트, 초하 등의 품종 이름이 나오네요.
사과를 비롯한 과일나무는 일본에서 묘목을 키워온 것들이 더러 있습니다.
일본과 우리 나라는 기후 조건에 따르는 식생대가 비슷하고,
지난 시절에 일본의 육종(묘)사업이 조금 앞섰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과 종류는 일본식 이름이 붙어 잇는 것들이 많지요.
어릴적에 우리집 뒤란에 있던 단감나무도 할아버지께서 일본에서 묘목을 사다 심었던,
굵기가 어른 주먹만한 단감인데,
멋모르고 "야마가끼" 란 일본식 명칭을 그대로 불렀는데,
찾아보니 "산에서 나는 감" "산감" 혹은 "머리통만한 감"이라는 뜻이었네요.
집으로 오다가 멀리 보이는 마을 뒷편에 연분홍빛이 도는 큰나무가 있길래,
차를 돌려서 근처에 가보니 역시 살구나무였는데,
토종인지 살구꽃의 크기가 잘더군요.
살구라는 말만 들어도 새콤한 맛이 연상되어 입에 침이 괘는데,
낮에 본 일본에서 묘목을 사왔다는 살구나무는,
과일이 크고 맛이 달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어릴 때는 살구 씨앗을 모아서 한약방에 갖다주면,
돈을 주거나 계피를 줘서 살구씨를 주으러 다녔지요.
살구씨를 "행인"이라고 하는데 한약재로 쓰입니다.
오늘 찍은 살구꽃 사진을 몇 장 올립니다.
아래 살구나무 꽃사진은 굵고 맛있는살구가 열리는 하코트라는 품종인데,
자가수정율이 떨어져서 수분수(꽃가루 공급용 나무?)를 사이 사이에 심어 줘야 제대로 수확할 수 있답니다.
아래 살구나무 꽃사진이 "고향의 봄" 노래에 나오는 그 살구꽃입니다.
아래 사진은 그저께 매크로 렌즈로 찍은 살구꽃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