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남강변 풍경(1)
주말에 진주에 다녀왔습니다.
셋째 외손자 출산일이 가까워져서 집사람은 지난 주초에 제 어미 대신에 두 아이들 거둔다고 차를 갖고 먼저 내려갔고,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버스를 타고 내려갔다가 버스를 타고 포항으로 올라왔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차를 몰고 다니던 길이지만 가끔씩 버스를 탈 때마다 느끼는 것이,
불편하지만 운전하면서 눈앞의 것만 보는 것과는 달리 주변을 둘러볼 수 있어서 다행스럽습니다.
수십 번을 다니던 길이라도 지금껏 보지 못한 색다른 풍경을 발견하고는,
'아! 저곳에 저런 풍경이 있었구나, 이 길을 수십 번 지나다녔는데 그걸 왜 지금까지 보질 못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대구 포항간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로는 주로 고령을 거쳐서 합천으로 해서 진주로 다니는데,
이전에는 언양, 양산을 거쳐서 내려가는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했고,
지금도 노선버스는 이전에 다니던 이 남해고속도로 코스로 다닙니다.
마침 내려간 다음날 새벽에 외손자가 태어나서 면회가 가능한 시간을 기다린다고
병원 근처에 있는 남강변에 나가서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떼웠습니다.
제 20대의 대부분을 보낸 진주에는 곳곳마다 추억이 깃들어있습니다.
돌아보니 처음 진주에 갔던 때가 벌써 40여년 전입니다.
말그대로 경북 동해바닷가의 깡촌놈이었던 제가 진주에 처음 간 때가 겨울철이라서 춥고 낯설었습니다만,
본고사를 치던 긴장 속에서도 저녁에는 칠암동 역파부근의 같은 여관에 머물던 타지역 수험생들과 의기투합하여 진주시내를 싸돌아다녔던 생각도 납니다.
사범대학 졸업 후 경남 남해에 발령을 받아서 근무하면서 사천 출신의 집사람을 만났고,
결혼 후에는 경북으로 옮겨와서 살고 있습니다만 처가와 처가쪽 동서들이 그곳에 살고 있으니 가끔씩 내려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외가곳에서 학교를 다니던 제 자식이 출가해서 그곳에 살고,
전화로 "보고싶다" 고 타령을 하는 외손자들이 있어서 이전보다는 더 자주 내려가곤 합니다.
진양호 아래쪽 고수부지를 산책하며 찍은 어설픈 사진을 몇 컷 올립니다.
망경산쪽입니다.
남강다리 쪽입니다.
집현쪽에 와 있는 독수리들인지 날아오더니 강바닥에 내려앉아 있다가 다시 날아갑니다.
다음번에 내려갈 때는 준비를 해가서 몇 컷 제대로 찍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