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소쿠리/새사진

아비의 슬픈 눈빛

황포돛배 2015. 4. 21. 14:11

일출사진을 찍고나서 돌아오려는데 뒷쪽 내항에 헤엄치는 아비 한 마리가 눈에 들어 옵니다.

 

겨울 철새들이 벌써 제 살던 곳으로 돌아간 지 한참 지났건만 아직도 돌아다니는 녀이 눈에 띕니다.

어디든 돌아갈 곳이 있다면 행복하다는데.......

 

몸이 병들고 지쳤거나,

삶의 의미가 없어졌거나,

그렇지 않다면 갈 곳을 잊었거나.......

 

왜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사진에 담긴 눈빛을 보니,

대진항 내항에 돌아다니는 아비는 지치고 쓸쓸해 보입니다.

내항을 돌아다니다보면 기름 때가 몸에 달라붙고, 날개죽지가 점점 더 무거워집니다.

 

가벼운 기대로 남은 희망의 무게보다 절망의 무게가 더해서 점점 가라앉는 우리 삶과 같다는 생각 때문에

아비의 눈빛이 더 슬퍼 보이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