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날을 앞 둔 운제산 오어사에서
지난 수요일(21일)이 백중날이었습니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백중 [百中]은 한국 민속 음력 7월 15일 즉 음력 칠월보름날입니다.
승려들이 재(齋)를 설(設)하여 부처를 공양하는 날을 명절로 삼은것입니다.
불교가 융성했던 신라, 고려시대에는 이날 우란분회를 열었으나
조선시대 이후로 사찰에서만 여러가지 음식을 갖추어 재를 올리고
농가에서는 이날 하루 농번기의 피로를 씻기위해 머슴을 쉬게 하였습니다.
우란분절의 유래와 의미를 살펴보니,
허물을 참회하고 조상을 천도하는 날입니다.
불교에는 부처님이 이 땅에 나투신 의미를 되새기고 수행정진에 전념할 것을 다짐하는 고유의 명절이 있답니다.
가장 큰 명절인 부처님오신 날(음력 4월8일)과 부처님이 출가한 것을 기념하는 출가절(음 2월8일),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날을 기념하는 성도절(음 12월8일),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열반절(음 2월15일)을 불교의 4대 명절이라 하는데,
여기에 스스로의 허물을 참회하고 돌아가신 부모의 넋을 기리며 천도하는 우란분절(음 7월 15일)을 더해
예로부터 불교의 5대 명절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21일 우란분절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 천도재와 방생법회, 효도잔치 등 우란분절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행사들이 일제히 거행됐습니다.
우란분절의 유래는 <우란분경>에 잘 나타나 있답니다.
부처님 제자 가운데 한사람인 목건련이 6신통을 얻은 후 부모를 찾아보니 죽은 어머니가 아귀도에서 고통을 받고 있어,
부처님께 구제할 방법을 물었습니다.
부처님은 지금 살아 있는 부모나 7대의 죽은 부모를 위하여
7월 15일에 여러 가지 음식과 옷 등을 갖추어 시방(十方)의 대덕스님에게 공양하라 하였습니다.
(시방이라는 말은, 사방(
오늘 이런저런 공부를 많이 하였습니다. )
목건련은 가르침대로 행하여 그 공덕으로 어머니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였다는 데서 우란분절은 유래합니다.
우란분절에 담긴 의미는 비록 진리를 깨닫기 위해 부모와 인연을 끊고 출가한 승려이지만 부모의 은혜를 저버릴 수 없으며,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스스로 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중스님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은 승보에 대한 존경의 표시지만
이는 나아가 스스로 선을 행함으로써 그 업이 모든 중생에게 미친다는 의미도 됩니다.
이런 뜻에서 우란분절의 취지가 널리 일반사회에 확산되어 혼탁한 세상이 조금이라도 정화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란분절은 그 동안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리어 왔습니다.
이날은 스님들이 하안거를 마치는 날이기도 한데,
이때에 스님들이 자신의 허물을 대중에게 고백하는 날이라 하여 백중(白衆)이라 불렀으며,
백종(白踵), 백종(百種), 중원(中元) 또는 망혼일(亡魂日)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우란분절의 시기가 봄에 파종한 각종 과일과 곡식들을 거둬들이는 때이기도 해서
백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놓았다는 의미로 백종(百種)이라 했습니다.
또 농민들이 7월에 이르러 세벌 김매기인 만두레를 끝낸 다음
힘든 농사를 마무리 짓고 발뒤꿈치를 깨끗이 씻는다 하여 백종(白踵)이라 불렀습니다.
중원(中元)은 도가적 표현으로 천상선관이 1년에 세 번(上·中·下元) 인간의 선악을 살피는 때를 삼원(三元)이라고 하였는데
정월 대보름과 7월 보름, 그리고 10월 보름이 삼원으로, 그 중앙의 7월 보름을 중원이라 하였습니다.
망혼일은 돌아가신 어버이에게 그해에 난 새로운 과실을 먼저 올리는 천신(薦新)을 한 데서 유래하는 이름이랍니다.
브리태니커 사전에는,
백종(百種)·중원(中元)·망혼일(亡魂日)이라고도 합니다.
'백중'은 이때쯤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와 100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놓은 데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절에서는 재(齋)를 올리고 공양을 드렸으며,
민간에서는 100가지의 과실을 차려 제사를 지내고 남녀가 모여 음식을 먹고 노래와 춤을 즐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백과라고 해서 종류나 수량을 생각하기 보다는
온갖과일을 다양하게 준비하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가정에서는 한창 익은 과일을 따서 사당에 천신차례를 올리고 백중잔치를 하였습니다.
백중을 전후로 장이 섰는데 이를 백중장(百中場)이라 했습니다.
머슴이 있는 집에서는 이날 하루는 일손을 쉬고 머슴에게는 휴가와 돈을 주어 백중장에 가서 하루를 즐기도록 했습니다.
백중장이 성시를 이루면 씨름판과 장치기 등의 놀이도 펼쳐졌습니다.
또한 한 해 농사를 잘 지은 집의 머슴을 소나 가마에 태워 마을을 돌면서 사기를 북돋아주었습니다.
백중 때가 되면 농사일이 거의 끝나서 농부들은 호미를 씻어두는데 이를 '호미씻이'라고 합니다.
원래 백중날 하루만은 일손을 놓고 쉬지만 제주도에서는 해산물 따기에 분주합니다.
그것은 백중날에 살진 해산물이 많이 잡히기 때문이었습니다.
몇 가지 관련 자료를 살펴보니 뜻은 대동소이합니다.
백중 나흘 전에 우연하게 운제산 오어사와 자장암에 들렀습니다.
백중날의 이런 의미를 사전에 알았다면 종교와는 상관없이 적은 액수라도 시주를 하고 왔을텐데,
늘 그렇듯이 멀찌기 서서 그냥 절 구경만 하고 왔습니다.
방학 막바지라는 아쉬움 때문에 일부러 볕이 따가운 한 낮에 집을 나섰습니다.
문충 쪽에서 걸어서 오어사에 갔다가 운제산 등산을 하였습니다.
벌채목이 많은 시루봉 쪽에 가서 하늘소 종류라도 찾아보려고 운제산에 갔는데
마침 경주 대본에 모임이 있어 가던 집사람 차를 타고 가서 중간에 내려서 걸어갔습니다.
오어사와 자장암 사진입니다.
자장암입니다.
가뭄에 오어지로 흘러들어가는 개울이 다 말라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