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인연인가, 홍단딱정벌레
오늘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최근에 학교에서 추진 중인 일의,
주말 동안의 경과보고를 드리려고 교장선생님 방으로 가는데,
행정실 출입문 앞 복도에 곤충 한 마리가 배를 드러내고 누워 있엇습니다.
첫눈에, "아! 덩치가 큰 넘이구나" 싶었습니다.
슬쩍 건드려보니 느리게 꿈틀거리더군요.
밤 사이에 밖으로 나가려고 용을 쓰다가 기진한 것 같았습니다.
뒤집어보니 귀한(?) 홍단딱정벌레입니다.
뭐 도감에는,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으며......' 이렇게 설명이 나옵니다만,
제가 보고 싶어하던 등딱지 색감이 화려한 딱정벌레 가운데 한 종류였습니다.
몸 윗면이 붉은색을 띠어 이름에 '홍단'이 붙었습니다.
높은 산에서 발견되는 개체일수록 광택이 강합니다.
관찰되는 개체마다 붉은 색의 정도와 딱지날개의 돌기 모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애벌레는 금속성 청람색입니다.
산에 살며 밤에 주로 활동을 합니다.
창틀 근처에 올려 놓았다가,
볼 일을 보고나서 윗옷 주머니에 집어넣고 사택 앞 마당에 가서 꺼내려니, 손을 꽉 뭅니다.
무는 힘이 제법 셉니다.
바로 세워 보려고 바닥에 놓아주니 옆으로 넘어지고 뒤집어 집니다.
그러면서도 손을 또 꽉 뭅니다.
기념(증거)사진을 찍고나서 풀섶에 넣어주고 한 시간 뒤쯤에 가보니 경계석 위에 나와서 또 뒤집어져 있습니다.
혹시 그러다가 개미에게 습격을 받을 것 같아,
할 수 없이 나무 위에 올려 놓았더니 제법 움직입니다.
그냥 두면 기운을 차릴 것 같더니 점심을 먹고 다시 가보니 몸이 굳어 있었습니다.
하찮은 곤충이라도 그런 모습을 보니 좀 얹짢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아침에 사택마당에서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