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소쿠리/세상 구경한 사진

송도해수욕장의 화려한 부활

황포돛배 2013. 6. 25. 06:14

포스코가 들어서면서 조용한 어촌마을이던 포항이 급속도로 변화의 물결을 타면서 지역 판도가 많이 바뀌었습니다만,

가장 몰락(?)한 동네가 송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 때는 전국에서 알아주던 여름철 휴양지로 명성을 떨치며,

그 맑은 형산강 하류의 고운 백사장으로 같은 이름을 가진 인천의 송도와 맞먹던 솔섬 송도(松島).

 

 

폐촌처럼 버려졌던 송도가 강변 우회도로 건설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5-60년대 송도 고운 모랫벌에서 생산된 달착지큰한 시금치가 전국에서 알아주던 때가 있었지요.

그 때 가난한 시내의 아낙네들이 그곳 시금치 밭에 가서 품삯이랄 것도 없는 적은 돈을 받고 하루 종일 일을 하고는,

마칠 때 다듬고 남은 시금치 푸성귀를 가져다가 죽을 쒀먹었지요.

 

 

가난하던 살림의 제 어머니도 이 십리 길을 걸어서 시금치밭에 가서 일을 하셨지요.

이미 출가해서 자식이 있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던 이종사촌 누이네 집에 놀러가서 소금 가마인지 일본사람들이 정어리 기름을 짜던 곳인지 집 근처 가마의 붉은 벽돌 조각을 가루내서 놀던 기억도 납니다.

그 때 누님집 주변은 온통 시금치밭이었지만,

그 시금치밭은 시내 부자들 소유였고 땅 한 평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품삯을 받고 일을 할 뿐이었지요.

 

 

송도에 가면 어릴적 그런 추억만 떠오를 뿐입니다만,

이제는 말그대로 추억이지요.

 

 

재개발 바람이 불고 송도가 빠르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원래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또 어디론가 옮겨 살게되겠지요?

 

송도 솔밭 사잇길입니다.

마사토를 깔아두어서 걷기에 참 편했습니다.

비록 인공적으로 만든 길이지만,

이제 시내에서 이런 흙길을 찾기가 쉽지 않으니 시간이 나면 가서 맨발로 천천히 걸어보고 싶습니다.

 

 

 

 

아코디언 연주를 하는 분도 게십니다.

숲속에서 연주를 하시는 분이나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시는 분이나 다 여유롭습니다.

아코디언은 뽕짝을 좋아하는 제가 배워보고 싶은 악기 중에 하나입니다.

 

 

 

 

 

 

 

 

 

 

 

 

 

 

 

 

 

 

 

시멘트 벌크입니다.

 

 

 

 

항구에 정박한 배 뒤로 포항의 랜드마크라는 두산 위브 더 제니스도 보입니다.

 

 

 

 

가운데 산이 지난 번 산불피해를 입은 곳입니다.

 

 

 

 

포항해양과학고 실습선인 해맞이호도 보입니다.

 

 

 

 

 

 

 

 

 

송도 태왕아너스아파트입니다.

 

 

 

 

포항수협 활어위판장입니다.

 

 

 

 

 

 

 

 

 

방파제로 나가는 데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송도해수욕장 쪽에서 바라본 포스코입니다.

소박한 돌 축들이 이전의 선착장이자 방파제입니다.

 

 

 

 

 

 

 

 

 

커피집이 몇 군데 새로 생겼습니다.

 

 

 

 

 

 

 

 

 

이 여인상이 세워진 때가 바로 포항제철소(포스코)가 건설되던 시기입니다.

1968년에 이른바 1차 철거민인 송정, 송내, 동촌에 살던 우리는 정든 고향을 떠나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우연히 이 명패를 보니 45년 전에 고향을 떠난 시기와 일치하더군요.

 

 

 

 

 

 

 

 

 

아직 송도는 이렇게 개발과 폐허가 함께 존재하는 곳입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반 백년 전의 낡은 횟집 간판들이 간간히 눈에 뜁니다.

그러나 원하던 원하지않던 개발의 물결은 빠르게 밀려오니 멀잖아 이런 모습은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포항해양레저 천해지풍(天海地風)입니다.

 

 

 

 

 

 

 

 

 

 

 

 

 

 

 

같은 포스코 철거민인 초등학교 동기로 송정에 살던 친구가 운영하는 가게인 안동막창입니다.

두호동 주공 근처에서 20여년 동안 장사를 하다가 지난 겨울에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멋진 이 건물은 주인이 직접 시공하였습니다.

저와 같은 철거민인데,

비록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향이 보이는 곳에 터전을 마련한 친구의 안목이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