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대 등대에서 해무만 보다
태종대에 가면 가장 가 보고 싶은 곳이 등대입니다.
전설처럼 다섯개 혹은 여섯개로 보인다는 오륙도라도 혹시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하고 갔지만,
태종대 등대와 해무만 보고 왔습니다.
태종대 등대 또는 영도등대라고 하지만 정식 명칭은 영도항로표지관리소입니다.
1906년 12월에 설치되었다고 하니 100년이 훨씬 지난 세월을 견뎌온 등대입니다.
1990년대 중반에 시설을 고쳐 일반인들에게 개방을 하고 있습니다.
태종대 절경중의 으뜸이라할 태종대 등대는,
해발 75m의 언덕 위에서 35m의 높이의 위용을 자랑하는데
정확히 지리적으로 북위35도02.9분 동경129도 05.7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안팎과 등탑의 등대 전망대까지 관광객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감상하도록 건물 전체를 바닷가 전망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등대 내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벽면에 선박 관련 자료 패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등대전망대에서는 오륙도, 해운대를 볼 수 있고 날씨가 맑아 시계가 좋은 날에는 일본 대마도까지 관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내려다 보면 발 아래는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장면을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로 표지를 관리하는 등대 고유의 역할 외에도,
해양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여 그림이나 조각 같은 미술작품, 사진 등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있고,
해양관련 도서를 열람 및 대여할 수 있는 해양도서실,
해양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정보 이용실,
자연환경을 주제로 입체영화(3D)를 상영하는 해양영화관, 해양학습을 위한 세미나룸, 자연사 전시관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꼬불꼬불한 시멘트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갯바위와 태종대 해변으로 이어지는데 등대 주변의 파식대, 태종 바위, 공룡발자국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유람선 선창에서는 자갈치 시장, 오륙도, 부산항 등을 돌아볼 수 있는 은하호라는 유람선을 탈수 있고
여름에는 몽돌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도 있고 해녀들이 갓 잡아온 해삼과 멍게 등을 파는 곳도 서너 군데 있습니다.
등대로 내려가는 중간에 있는 해기사 명예의 전당은,
오대양을 누비던 자랑스런 해기사(선장)를 기리는 공간으로 현재는 아홉분의 흉상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등대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무한의 빛”이라는 웅장하면서 세련된 조각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데,
넓은 바다를 향해 뛰어가는 표상이나 날갯짓을 하는 학 모양새 같기도 하고 출항하는 뱃머리 같기도 합니다.
무한한 빛과 등대의 이상을 담은 이 조각상은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을 띱니다.
미래의 보고인 바다를 아끼고 보존하자는 취지의 대리석 조각인 바다 헌장이 있습니다.
절벽에는 갯기름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어
온갖 곤충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꽃향기가 가득합니다.
바람이라도 한자락 불어서 짙은 해무가 걷히길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떠날 때까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오라는 뜻인가 봅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아쉬워서 뒤돌아 보고 또 보았습니다.
태종대 등대 주변 사진을 여러 장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