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긴하늘소
참 신기한 것이 곤충들은 어찌 때가 되면 잊지않고 제 모습을 드러내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처가 동네인 사천 곤양의 모시긴하늘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해 여름에 처음 만났고,
특이한 생김새에 반해서 사진을 많이 찍었던 곤충입니다.
이처럼 제 철이 되면 만날 수 있는 곤충들을 기다리지만,
특정한 장소에서 식물이나 나무, 꽃에 즐겨찾는 곤충을 만났던 곳이,
어떤 이유에선지 사람들의 손에 사라져버리거나 훼손되는 경우가 있는데,
모르고 그 곳을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면 아쉽기도 합니다.
처가 동네에 갈 때마다 산책길에 들러던,
좋은 밀원(蜜源)이어서 그런지 나비들이 많이 오는 방아라는 식물이 있던 밭모퉁이를 시멘트로 도배를 해서 그렇고,
대밭 뒷편 길가 밭의 모시풀을 누가 싸그리 베어버렸기에,
올해부터는 모시긴하늘소를 만날 수 없을거라고 포기했지만 혹시나 싶어서 가보니
몇 개체 되지 않는 모시풀에 거짓말처럼 날아와 있었습니다.
날씨가 흐려서 광량이 부족하고 바람까지 불었지만
반가운 마음에 연사 모드로 여러 컷을 찍었습니다.
가슴에 검은 점이 두 개 있어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등의 무늬가 피노키오인형을 연상케도 합니다.
무궁화나무와 모시풀에서 주로 발견되기에 어떤 곤충 도감에는 무궁화하늘소라고 이름 붙여진 경우도 있습니다.
경계하다가 달아나기 직전이라서 딱지날개에 덮혀 보지못했던 속날개를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