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고......, 충청도횟집 물회 맛이 괜찮아요.
맛집 블로그들이 올린 글을 읽어보면,
자기가 가서 먹어본 음식점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집이라는 주장을 폅니다.
그런데 맛이란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라서 사람마다, 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집근처에 있는 물회를 잘 하는 집을 한 곳 소개할까 합니다.
우리가 이 집에 보태주는 돈이 년간 한 돈 백만원은 넘을 것입니다.
우리 부부 둘이서 스무 번은 넘게 가고 또 친근한 손님이 오면 여나므 번 정도 갑니다.
맛집블로그 중에는 한 번 가보고 맛있다고 허풍을 떠는 사람도 있기에,
말재주나 글재주나 사진 솜씨로 올린 내용에 현혹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 내용을 올려서 남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는 것이 맛집 소개니 조심스럽습니다.
저도 이 동네 산지가 제법되는지라,
지나가다가 만나면 주인은 알아보고 늘 인사를 하지만,
주인장이 그 동네 토박이라는 것만 알 뿐 성도 몰랐는데,
"정선장이 직접잡은 고기" 라는 새로 단 간판을 보고서야 정씨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횟집 주인은 오랫동안 두호동 설머리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사람입니다.
건물은 입구가 좁고 내부가 간이 벽으로 구분된 허름한 집입니다.
그런데 사람들로 늘 붐빕니다.
바로 옆에 최근에 포항에서 물회로 알려진 3층 건물짜리 횟집이 있습니다.
예전에 이 동네에서 거의 유일한 물회전문점이랐는데 중간에 문을 닫았다가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체면 차리면서 폼나게 물회 한 그릇 대접하려면 음식맛이야 둘째치고 건물이 화려한 그런 집에 가지만,
글쎄요, 음식맛에 까다롭거나 그냥 편하게 모시고 갈 분이라면 허름해도 음식이 맛있는 집으로 갑니다.
저도 지난 해 아들 친구들이 왔을 때는 카드를 줘서 건물이 괜찮은 집으로 보냈습니다.
먼 곳에서 처음 온 친구들인데 맛 따질리는 없고해서요.
집근처가 바닷가이고 이름이 알려진 이런저런 횟집이 많습니다.
회를 좋아하니 안 가 본 집이 없을 정도이고, 가 보면 별 차이는 없는데,
뭐랄까요, 작은 차이?
그러나 그런 작은 차이만으로도 단골로 삼을 이유는 충분합니다.
객지에서 오는 사람들은 건물을 먼저 보지만
아는 사람들은 건물이 볼품없어도 물회를 맛으로 먹습니다.
아마 과일과 야채를 갈아서 만드는 육수맛이나
재료인 생선에서 조금 차이가 나지않을까 싶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사장님이 출타하고 없어서 육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옆자리에 노모를 모시고 온 다섯 가족이 음식을 드시고 있어서,
방해가 될까봐 사진을 찍을 때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 감도만 높여서 그냥 찍었습니다.
핀이 좀 간 사진도 있습니다만,
제가 무슨 취재기자도 아니고 그냥 손님으로 간 처지라서 그냥 찍은대로 올리겠습니다.
다음에 언제 주인장과 약속을 해서 폼나게 한 번 찍어보겠습니다.
얼려놓은 육수입니다.
먹기에 참 좋습니다.
이전에 바닷가 사람들이 속풀이 음식으로 즐겨먹던 포항식물회는 이런 육수를 붓는 게 아니라
매운 고추장에 배를 썰어넣고 식미에 따라 설탕을 조금 넣고 비벼서 물을 부어 먹는 식이었습니다.
보통 먼저 국수를 조금 넣어서 건져 먹고난 뒤에 밥을 말아 먹는 방식으로 먹습니다.
매운탕이 사진에서는 벌겋고 별로 볼품이 없어보이는데,
국물이 지나치게 맵거나 짜지 않아서 물회와 함께 떠먹으면 맛있습니다.
버무린 뒤에 육수를 부어서 먹기 직전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이 메인인데 좀 그렇게 나왔습니다.
전복 한 마리 썰어서 넣어줍니다.
물회의 주재료인 도다리가 보입니다.
수족관의 크기가 사진에 나온 규모의 서너 배는 됩니다.
위치는 포항시 두호동 설머리 공영주차장 맞은편입니다.
공영주차장은 무료주차장이라서 차를 길 건넌편에 대놓고 길을 건너오면 됩니다.
물회 가격은,
특물회와 특물회국수가 20,000원
제가 먹은 물회는 12,000원
도다리 물회는 15,000원,
전복물회는 20,000원입니다.
우리는 보통 그냥 잡어를 재료로 하는 물회를 먹습니다.
손님 대접할 때는 무리(?)해서 도다리물회나 특물회를 먹는데,
횟감의 차이를 별로 못느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