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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감포 근처에서 한 번 가볼만한 의성횟집

황포돛배 2012. 7. 26. 15:32

인터넷의 보급으로 요즘은 정보가 넘치고 넘치는 세상이지만,

10여 년 전만해도,

어떤 자리에서든, 물 맑은 감포 바닷가가 고향이라고 하면,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하면,

괜찮은 횟집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자주 받았습니다.

 

 

가끔씩 그런 부탁을 받기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고향에서 근무를 할 때는 자작으로 횟집 안내용 지도를 그려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제 나름대로 기준으로 크게 세 부류로 나누었습니다.

주인이 친절한 집,

건물이 멋진 집,

회가 맛있는 집.

 

 

물론, 건물이 멋있고, 주인이 친절하고, 회도 맛있는 집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자고로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는 법이잖아요?

 

이렇게 나누었던 까닭은, 본인의 취향에 따라서 골라 가라는 뜻입니다.

뭐 어려운 손님을 모시고 갈 때는 이왕이면 건물이 번듯한 집이 좋을 것이고,

하루쯤 회도 먹고 머물다 올 목적으로 가족 단위라든가 여러 사람이 간다면 주인이 친절한 집에 가면 좋겠지요?

 서른 중반부터 머리카락이 허옇게 쎄서 할아버지 소리를 듣던 친구 두태네 장진마을 입구 대림횟집은,

소개를 받고 찾아갔던 사람들이 한결 같이 이 친구의 인간미를 칭찬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지나다니면서 몇 번 봐도,

오신 손님을 반기고, 가실 때는 깍듯이 배웅을 하더군요.

 

어느 횟집이든지 다 자연산전문이라고 써붙여 놨지만,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게 횟감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으니 다시 말하면 입만 아프겠지만,

횟집에 대한 주관적인 정보가 넘치니 잘 골라서 찾아가야 오감이 만족하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다음 같은 포털사이트에서 맛집을 찾는 이벤트도 하는가 봅니다.

 

90년대 중반에 대학원에 다닐 때 지도교수로 모셨던 어른이 서울바닥에서 내노라 하는 미식가이셨습니다.

원래 촌놈이고 많이 움직이니 먹성이 좋아 음식을 가려 먹지않고 무엇이든 다 잘 먹었는데,

그러니 뭐든 다 맛있다고 여겼는데,

이 어른 따라 다니면서 입을 많이 버렸습니다.

고급음식점이란 곳이 어떤 지를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제자들을 여러 곳에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세상에 참 기품있고 고급스런 음식점이 쎄고 셌더군요.

그전까지 저는 음식이란 그저 배를 채우면 되는 것인줄로만 알았는데,

연속극이나 영화에서 본 근사한 분위기는 물론이고 혀끝이 먼저 웃는 음식이 참 많더군요.

 

 

그런 어른이, 회갑 기념여행을 경주로 오셔서 현대호텔에 머무신다고 연락을 하셨더군요.

아마 경북 사람이니 다 경주 가까운 곳에 사는 줄 아셨던 것 같습니다.

연락을 받고 울진에서 경주로 내려 가면서 대왕암 근처인 대본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집사람에게,

자연산 횟감 좋은 집을 수배해두라고 연락을 해두었고,

경주에서 감포까지 제 차로 모시고 갔는데,

아무튼 횟집 건물은 그저 그렇고 그런 평범한 집이었습니다.

멋지고 호사스러운 건물이야 서울바닥에 가면 널렸고,

소문난 미식가였던 이 어른이야 모르시는 집이 없을 정도였으니,

정말 바닷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싱싱한 자연산 고급 횟감을 대접하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서울에서 비싼 음식점의 수족관을 들여다보니,

대부분의 일식집이나 횟집이란 곳에서는,

양식장 하는 친구들에게 부탁하면 큰 놈으로 몇 마리 정도는 그저 얻을 수 있었던 그런 양식 횟감을 가득 채워놓고

'싱싱하고 물 좋은 놈'들이라고 자랑하는 것을 여러번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어른이 만족, 대만족을 하셔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시는 바람에,

그  뒤에도 손님을 몇 차례나 더 치렀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고향을 떠난 지도 십 몇 년이나 지났으니,

그곳 사정을 잘 모르면서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무척 부담스럽습니다만,

다른 집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제 주관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말그대로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의성횟집은,

지금은 폐교된 대본초등학교에서 감포방향으로 200m 쯤 가면 있습니다.

제가 거의 20년을 다녔는데 한결 같습니다.

아마 근처에 지나다니면서 유심히 살펴보면 이 집은 언제든지 손님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글을 쓰면서도,

 가뜩이나 손님이 별로 없어서 장사가 잘 되지않는 주변의 음식점들이 힘들어 할까봐 걱정도 됩니다만,

이왕 가신다면 맛집을 찾아가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말은 이렇게 거창하게 하지만 사실 음식점이란 곳은,

더구나 시골 바닷가 음식점이란 곳은 대부분 별 차이가 없습니다만,

작은 차이 때문에 손님들이 느끼는 만족감은 크게 차이가 난다고 믿습니다.

 

일단 한 번 들러 보십시오.

지난 주말에 가서 먹었던 음식 사진을 사진을 몇 장 올립니다.

잘 아는 집에 가서,

음식 받아놓고 사진을 찍어대는 것이 낯간지러운 짓이지만

20여년 간을 한결 같이 융숭한 대접을 받은 고마움에 대한 작은 보담으로 한 번 소개를 하는 것입니다.

 

사진으로 보여 줄 수없는 맛이나 친절은 가서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횟집은 2층 건물입니다.

 

 

 

 

 

 회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맛보는 음식들입니다.

주 메뉴인 회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바닷가 사람들은 초장 대신에 된장으로 된 양념장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싱싱한 생선회 특유의 맛을 놓치지 않으니까요.

 

 

 

 

 

 

 

 

 

 

 

 열합도 싱싱하여 국물이 짜거나 그렇지 않으니,

그냥 들고 마셔도 되고,

조개 속살을 발라 먹는 재미도 괜찮습니다.

 

 

 

 

 

 이른바 방석을 깔지 않은 회입니다.

이게 소짜(小字)입니다.

 

 

 

 

 

 

 

 

 

 

 

 해삼을 썰어 배, 오이 등을 섞어 무친 것입니다.

새콤한 맛이 일품입니다.

 

 

 

 

 

회를 다 먹고나서 밥을 먹을 때 나오는 매운탕과 밑반찬입니다.

 

 

 

이 집 음식맛은,

 아마 주인아주머니의 친정 곳인 의성에서 공수하는 농산물로 직접 담그는 장류와,

싱싱한 자연산 횟감,

맵고 짜지는 않지만 맛있는 매운탕,

.................,

그리고 오랫동안 근무하고 있는 주방장의 회 써는 솜씨,

싹싹한 주인아주머니의 친절이 더해져서,

다른 횟집과 비교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