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소쿠리/산천경계 사진

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다

황포돛배 2012. 6. 1. 16:10

지리산 산행

 

 

포항-진주-중산리-거림-세석대피소-장터목대피소-천왕봉-정터목대피소-중산리-진주-포항(1박2일)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지리산 천왕봉 일출을 보았습니다.

먼 산능선에서 바로 올라오는 일출은 아니었지만 붉은 해를 산 정상에서 볼 수 있었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뿌듯하고 설레었습니다.

그러나 사진으로 제대로 담지 못해 미련이 남아서 다시 몇 번 더 도전을 할까 합니다.

 

 

오랫동안 벼르던 지리산에서 1박을 하고자 대피소 예약을 하려니 갈 수 있는 날짜가 휴일 앞날이라서 늘 예약이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다행이 연휴에 이어 29일날이 휴무일이어서,

겨우 대기자 명단에 올렸다가 석가탄신일인 28일 저녁에는 장터목대피소에서 1박을 할 수 있었습니다.

 

28일 아침에 포항에서 진주로 가는 8시 첫 버스를 탔습니다.

30년도 더 전에 제가 진주에서 생활할 때는,

시내 이동까지 포함하면 차를 대여섯번은 갈아 타야 진주에 갈 수 있었는데,

몇 년전부터 경주를 경유해서 진주로 가는 노선이 생기면서 많이 편리해졌습니다.

 

 

이틀 전부터 사진 장비를 챙기고, 먹을 거리를 챙기면서 집사람 눈치를 좀 봤습니다.

아내의 섭섭함을 달랜다고,

토요일날에는 아내의 대학 동문들과 토함산에 다녀왔고,

일요일날에는 아이 둘과 아내, 저까지 네 식구가 비학산에 다녀왔습니다.

 

 

막내가 기초군사반 교육을 마치고 근무 부대로 이동을 하게 되어서,

아내가 근무하는 부대까지 바래다주자고 해서 바래다줄까 하다가,

아들도 나이가 들었고,

이제 누군가의 목숨까지도 책임을 져야하는 처지이니 언제까지 아이처럼 바래다 줄 수는 없다는 생각과,

스스로 이동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에 짐이 좀 많고 거리가 멀더라도 혼자 가라고 했습니다.

 

 

집에서 나서서 진주행 버스를 타고보니 사람들이 여나믄 명 정도 밖에 없었습니다.

포항-진주노선은 페지가 될까 염려가 될 정도로 평소에는 손님이 별로 없습니다.

가끔씩 이용해야 하는 제 처지에는 편리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데,

혹시나 손님이 없어 노선이 폐지될까봐 은근히 걱정도 됩니다.

이틀 연이은 산행으로 피곤해서인지 차에 타자마자 곯아떨어졌다가 눈을 떠보니 경주 역 앞 간이승강장이었습니다.

 

 

경주역앞 승강장에서 아주머니 한 분 타셨습니다.

승강장에 차를 기다리며 서 있는 것을 보았을 때는,

나이드신 노인께서 멀리 가시는데 딸이나 며느리가 배웅을 하러 나온줄 알았는데,

차가 출발하면서 보니, 노인네는 작은 카트같은 것을 끌고 가시고, 젊은 사람이 차에 탔습니다.

 

 

자리를 잡기 위해 통로로 걸어들어오는 사람을 힐끗보니 안면이 있는듯 하여 혹시나 싶어서 이름을 불러보니,

아주머니께서 저를 쳐다보시길래, "누굽니다!" 하니 반가워 하십니다.

진주에서 학교에 다닐 때 같은 경주 고향사람이라고, 저를 많이 챙겨주시던 선배누님이었는데,

잠깐 친정에 다니러 오셨다는 것입니다.

 

 

'참 세상이 좁기도 하다' 싶었고,

만난 곳이 경주가 아니었으면 모르고 그냥 지나칠 뻔 했을 정도로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누님은 경남의 학교에서 관리자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지난 해 초에 경북에 근무하는 고향선배께서 진주 큰일에 갔다가 만나서,

이야기 끝에 제 이야기가 나와서 전화를 연결해주는 바람에 우연하게 통화를 한 번 한 적이 있습니다.

 

누님은  물론이고 부군되는 연암공대의 오교수님도 같은 학교 선배고, 제가 형님이라 부르며 따랐던 분입니다.

 

 

진주까지 가는 동안에 30년도 더 지난 시절의 이야기가 이어졌고,

오교수께서 어부인 마중을 나오셔서,

진주 시내에서 맛집으로 알려진 중앙시장 근처의 제일식당에서 점심을 얻어먹었고,

버스터미널까지 태워 주시는 바람에,

편안하게 12시 5분에  출발하여 중산리를 거쳐서 거림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저는 그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벤* 승용차를 타보았습니다)

 

 

산행 총소요 시간은,

천왕봉까지 올라가는데 소요된 시간은,

거림-세석대피소(6km, 약 3시간 소요)-세석-장터목대피소(3.4km, 약 2시간 40분 소요),

올라가는데 5시간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장터목대피소에서 1박 하고,

장터목대피소-천왕봉 정상(1.7km, 1시간 10분 소요) 에 올랐습니다.

 

전반적인 이동 시간은 국립공원 홈페이지 안내에 나오는 시간보다는 빠릅니다.

세석에서 장터목까지 가는 길에는 사진을 찍느라 소모한 시간이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림 코스는 군데 군데 가파른 오르막이 있지만 지루하지 않아서 초보자가 오르기에 무난한 코스입니다.

 

 

둘쨋날 장터목대피소에서는 새벽 3시 40분쯤에 출발을 했습니다.

옆자리의 코고는 소리, 새벽 3시 이전에 일어나서 떠드는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습니다만,

덕분에 천왕봉에는 해뜨는 시각(5시 15분) 보다는 여유있게 20분 먼저(4시 55분쯤) 도착을 했습니다.

 

그러나 해가 바로 수평선에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서 일출을 본 시각은 5시 30분 지나서 입니다.

 

 

내려올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택하는 가장 짧은 거리인 법계사 코스로 가는 대신에,

제석봉을 거쳐서 장터목대피소-중산리 탐방안내소 코스로 내려왔습니다.

 사진을 찍는다고 지체한 시간이 워낙 많아서 시간을 표시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중산리에서 진주로 내려오는 차편이 워낙 뜸하므로 사전에 여유있게 하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산리에서 진주로 오는 차가 출발을 늦게 하고,

곳곳에 들러고, 주유소에 기름을 넣고 하면서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포항으로 오는 막차인 6시 30분 차 앞 차인 4시 차를 탄다고 애를 먹었습니다.

 

우선 두서없는 사진을 몇 장 올립니다.

주로 둘째날 하산길에 천왕봉 정상 근처와 제석봉 근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정상 근처에는 철쭉꽃이 아직 제대로 피지 않았지만,

제석봉 가는 길의 고사목과 구상나무,그 리고 거의 실루엣인 산능선 사진들이 대부분입니다.

 

워낙 많이 찍었지만, 먼지 제거하고 선별하는 일이 더 힘이 듭니다.

 

나머지 사진들은 마저 정리하고 분류해서 올리겠습니다.

 

 

첫날 장터목으로 가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날은 간간히 비가 오고 시계가 흐렸습니다.

 

 

 

 

 

 

 

 

 

 

 

장터목대피소입니다.

대피소 도착 직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 때 시간이 오후 7시 20분쯤이었습니다.

 

 

 

 

 

 

 

 

 

 

 

 

 

 

 

 

 

 

 

 

 

 

 

 

 

 

 

 

 

 

 

 

 

 

 

 

 

 

 

 

 

 

 

 

 

 

 

 

 

 

 

 

 

 

 

 

 

 

 

 

 

 

 

 

 

 

 

 

 

 

 

 

 

 

 

 

 

 

 

 

 

 

 

 

 

 

 

 

 

 

 

 

 

 

 

 

 

 

 

 

 

 

 

 

 

 

 

 

 

 

 

 

 

 

 

 

 

 

 

 

 

 

 

 

 

 

 

 

 

 

 

제석봉에서 본 이 나무는 수련이 잘 된 사람처럼 멋져보였습니다.

다른 분들의 산행기에도 이 나무 사진이 나오는 것을 보니 느끼는 것은 비슷한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