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소쿠리/산천경계 사진

덕실마을과 신광 반곡저수지의 봄빛

황포돛배 2012. 4. 24. 15:43

자랄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 하나는,

문상을 가서나 동기 모임에서 만나면,

제가 뭘 했고,

어디에 다녀왔는지를 훤하게 다 압니다.

이 친구 말에 따르면,

소리없는 바람처럼 흔적도 없이 제 블로그에 드나든답니다.

물론 저는 그 친구의 아이디나 닉네임도 모릅니다.

자주 온다고 하여도 댓글 한 번 남기는 일도 없지만,

썰렁해서 찾는 이도 별로 없는데,

 잊지않고 가끔씩 들러주니 그것만으로도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기야 저 자신도 남의 글을 읽고 그 때마다 댓글을 달지는 않습니다.

공감이 가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

그냥 구경만 하고 가는데, 한 마디 남기는 일이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부담스럽거든요.

주의주장이 뚜렷한 어떤 분들의 글에는 더욱더 그렇고요.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촬영을 하게 된 계기나 촬영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되도록이면 제 이야기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가끔씩 인물사진을 찍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에 카메라의 셋팅(렌즈, 필터, 모드 등등)이 풍경사진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같이 여행을 가면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에 곤혹스러울 때가 더러 있습니다.

요즘 제가 찍는 인물사진은 대부분 외장하드에 고스란히 저장되고,

나중에 주인공이 좀더 자라서 철이 들면 성장 기록으로 전해주려고 합니다.

.

.

.

.

...............................

 

 

바람처럼 습벽으로 떠돌아다니는 제 삶과는  달리,

야생상태로 자라는 나무는

한 번 뿌리를 내리면 그곳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이곳 저곳으로 옮겨다니는 것이 나무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일 겁니다.

때로는 일생동안 응달에 서서,

산그림자에 가려 지내며,

봐 달라고,

한 번만 쳐다봐 달라고 애절한 눈빛을 보내니 눈여겨 보면 더욱 아름다운지도 모릅니다.

4월과 5월에는,

역광으로 비치는 햇살을 받으며 빛나는 연초록빛 웃음을 날리는 나무들에게 마음을 빼앗겨서 자주 사진으로 담습니다.

가을철에 펼쳐보이는 형형색색의 단풍보다,

짧은 순간을 머물다 사라지는 봄빛을 사진으로 더 담고 싶은데 봄은 너무 짧습니다.

 

 

이명박대통령의 고향마을인 덕실에서 신광온천으로 넘어가는 비포장 고갯길은 쉬엄쉬엄 걸어서 넘어가면 좋을 산길입니다.

포항쪽에서 앰티비를 탄다는 사람치고 이 길을 한 번쯤 다녀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만큼

적당하게 경사가 있고 한적하면서도 전망도 괜찮은 길입니다.

 

저는 이 길로 자주 다닙니다.

 

한 때는 찾아오던 사람들로 붐비던 덕실마을이 이제는 한산합니다.

어수선하던 초기와는 달리 화장실 등의 깨끗한 편의시설이 보기 좋게 들어서 있습니다.

휴일인데도 사람들이 거의 눈에 띄지않으니,

화무십일홍이요 권불십년이라! (花無十一紅 權不十年)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반곡지란 이름의 저수지가 지방마다 있는 것은 이 이름이 지형과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소반, 예반, 쟁반 통틀어 이르는  반(盤)과 골짜기란 뜻의 곡(谷)을 합친 반곡(盤谷)은 대구 근처인 경산에도,

전남 구례 산동에도, 그리고 포항 신광에도 있습니다.

 

오후 늦은 시각에 집을 나섰던,

 짧은 나들이길에 담은 사진들입니다.

 

 

 

 

 

 

 

 

 

 

 

 

 

 

 

 

 

 

 

 

 

 

 

 

 

 

 

 

 

 

 

 

 

 

 

 

 

 

 

 

 

 

 

 

 

 

 

 

 

덕실마을이 끝나는 곳에 있는 저수지인데 이 날은 낚싯꾼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반곡저수지 바로 아래쪽 수로입니다.

신광온천 근처에 있습니다.

 

 

 

 

 

 

 

 

 

 

 

 

 

 

 

 

 

 

 

 

 

 

 

 

 

 

 

 

 

 

 

 

 

 

 

 

 

 

 

호숫가에 있는 그림같은 집입니다.

이 근처에는 먹을거리가 많아서인지 새들이 무척 많이 보입니다.

 

 

 

 

 

 

 

 

 

 

 

 

 

 

 

 

 

 

 

 

 

 

사진을 찍고 돌아오는 길에 만나 풍경입니다.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였는데,

환한 꽃들(花燈)이 생각나서 차를 세우고 촬영감도를 높여서 몇 컷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