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와인터널
휴일이라서 어디 가자고 하면,
혼잡한 곳을 싫어하니,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잘 알려진 곳에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처럼 함께 길을 나서는 가족 여행 정보를 얻을 때,
제가 선택할 때는 사진촬영지로 알려진 곳으로 정하고,
아니면 아내의 귀동냥에 의존하는 편입니다.
직장이나 친구들 모임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와서 한 번 가봤으면 하던 곳이 바로 청도에 있는 와인터널입니다.
청도 와인터널은,
남성현재 아래 옛 철길의 터널을 창고로 개조한 곳입니다.
지하터널이라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느껴지는데,
실내 온도가 연평균 13~15도 정도로 유지 됩니다.
겨울에 가도 괜찮을 것 같고,
바깥 날씨가 무더운 여름철이나 가을철에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에 와인터널이라는 말을 듣고,
포도주 저장고쯤으로 생각했는데,
이 지역 청도의 특산물인 감을 이용하여 감와인을 만드는 곳입니다.
원래 철도터널이었던 곳을 개조하여 감 와인을 저장하고, 숙성시키는데,
수 백 미터 되는 터널 속에 직접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감 와인도 마실 수 있습니다.
터널의 일부 공간만 개방을 하고 있으며,
"보물창고"라고 일컫는 더 긴 터널은 숙성고로 사용하고 있고 일반에게 개방하지 않습니다.
제가 간 날은,
4-5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소싸움 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소싸움축제장에 갔다가 다시 이곳을 구경 온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고요.
실내 카페에서 와인과 간단한 안주류를 파는데,
제가 사진을 찍는 동안에 같이 간 아내와 아들은 분위기 살려서 한 잔 했고,
저는 운전 때문에 와인을 맛보지는 못하고 대신에 작은 병으로 두 병이 든 스페셜+스페셜을 26,000원 주고 사왔습니다.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폐 터널을 이렇게 지역특산물 가공에 이용하여 부가 가치를 높이려는 생각은,
말 그대로 대박입니다.
실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
삼각대를 이용한 장노출로 찍은 사진을 몇 장 올립니다.
관광객들은 입구에서 이곳까지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이 네온사인의 분위기가 좋아서 여러 컷 찍었습니다.
마치 황금빛 액체가 쏟아져내리는 것 같습니다.
숙성통과 천장의 붉은 벽돌이 잘 어울립니다.
그곳에서 파는 스낵과 치즈 등의 간단한 안주 종류입니다.
유명한 행사에 쓰였다는 광고입니다.
빗속에도 복사꽃은 피어 있어 운치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