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의 추억이 어린 맑은날 오후의 고향자락 - 포스코와 영일만
추석인데도 태풍의 기운이 남아서 날씨가 흐립니다.
몸은 바쁘지 않은데 게을러지고 마음이 멀어져서 오랫만에 블로그에 글을 올립니다.
개학을 하고,
인솔책임자로 아이들 야영에 따라갔다오고,
일괄적인 정원조정 때문에 함께 근무하고 있는 동료 가운데 누군가 한 사람을 보내야하는 속 아픈 일을 겪고,
...................
맥이 빠져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눈은 멀뚱멀뚱하니 뜨고 세상을 쳐다만 보고 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있는 제가 겪는 어려움 정도는,
어렵게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에 비하면 하찮은 것일지도 모르니 그냥 속에 넣어만 두려고 합니다.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에 쌍계천 강둑을 따라 걸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눈앞에 닥친 일이나,
지나간 일,
멀잖아 닥칠 일 등. ........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8월 하순에 찍어둔 사진 몇 장 올립니다.
늦은 오후에 해맞이공원에 곤충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마침 울릉도에서 돌아오는 선플라워호가 들어 오길래 접사렌즈로 찍은 사진입니다.
울릉도에서 근무하던 이전 5년 동안에 포항에 닿을 저 순간에는 안도의 깊은 숨을 쉬며 늘 가슴이 뛰었지요.
해맞이공원에 올라가서 포스코쪽을 바라보면 늘,
그곳에서 자랐던 십수년이라는 유년기의 기억을 떠올리려고 애를 씁니다.
거대한 굴뚝들이 서 있는 공장을 지우고 퍼즐조각을 맞추듯이 기억을 더듬으며 그림을 그려나갑니다만 늘 미완성의 그림이 됩니다.
하도 오래 전의 일이라서 기억이 미치지 못하는 탓도 있지만
아릿한 기분에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못합니다.
영일군 대송면 동촌동 769번지
"모든 것은 한 순간이고 지나고 나면 그리워한다"는 푸쉬킨의 "삶"이란 싯구가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