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지 연꽃 우중촬영
어제 아침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부리나케 경주에 갔습니다.
출발할 때 포항의 날씨가 그런데로 괜찮은 편이어서,
아침 기운이 남아 있을때 연꽃을 촬영할 욕심으로 조금이라도 일찍 나서다고 아침밥도 걸렀습니다.
그런데 경주로 들어서자마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안압지 부근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도 한참을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기다렸습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에 비는 몇 차례 사납게 몰아쳤습니다.
나중에 집에와서 뉴스를 보니 경주에 시간당 약 130mm 정도의 무서울 정도로 많은 양의 폭우가 쏟아졌다고 하더군요.
다른 꽃과는 달리 연잎과 연꽃에 맺힌 물방울이 이쁘니,
빗속에서 연꽃을 촬영하여도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연꽃은 진흙속에서 자라지만 깨끗한 자태로 올라와서 핀다고 하여,
주변의 부조리와 환경에 물들지 않는다고 하며
불가에서는 청정을 상징하는 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빼어난 향기와 고운 자태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꽃입니다.
연꽃잎 위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지 않는다하여
흔적을 남기지 않는 삶을 살아가라는 교훈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연꽃 씨는 수명이 길어 3,000년이 지나도 발아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인가 경남 함안에서,
1500여년 정도된 고분에서 나온 씨앗을 발아시켜 연꽃을 피운 일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연꽃은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입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경산을 지나 대구로 가는 길 옆에는 농가에서 식용으로 재배하는 연밭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요즘은 지방자치 단체 등에서 연못에 관상용으로 더 많이 심습니다.
진흙속에서 자란 비대한 뿌리는 연근이라하여 식용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잎자루 및 열매도 식용으로,
꽃받기는 꽃꽂이로,
잎은 수렴제 및 지혈제로 이용되고 민간에서는 야뇨병 치료에 사용합니다.
뿌리는 강장제로, 열매는 부인병 치료나 강장제로도 사용합니다.
연뿌리를 달인 물은 입안 염증이나 편도선염에 좋고
연뿌리의 즙은 폐결핵·각혈·하혈 치료에 좋으며 이외에 씨는 정력보강에 이용됩니다.
울진지방에서 송이축제를 할 때 연잎에 싸서 내놓은 연밥을 맛보았는데 별미 중의 별미였습니다.
안압지 연밭은 안압지 주변에 조성된 연밭입니다.
멀리서 쳐다봐야만 하는 저수지에 핀 연꽃과는 달리 ,
사람들이 연꽃을 가까이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연밭 가운데 관람로를 개설해 놓아서 하루에도 수 천명이 다녀갑니다.
연밭 가운데 정자를 하나 만들어둬서 쉬기도 하고 비를 피하기도 합니다.
이날도 제가 그곳에 머무는 동안에만도 빗속에서 단체관람객을 비롯하여 수백 명이 다녀갔습니다.
연꽃을 싱싱한 자태 그대로 보려면 한낮이나 오후보다는 되도록이면 아침나절에 일찍 가는 것이 좋습니다.
꽃이 지고나면 그 뿐인 다른 꽃과는 달리 연꽃은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수시로 꽃대가 올라오니 7월 중이라면 언제라도 가면 됩니다.
연꽃도 연꽃이지만
꽃잎이 떨어지고 홀로 남은 씨방이나 연잎에 모인 물방울을 보는 것도 또다른 멋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