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소쿠리/산천경계 사진

봄빛이 이른 주산지

황포돛배 2011. 4. 18. 13:46

지난 주말에는 퇴근을 해서 포항으로 내려가면서 주산지에 갔습니다.

금성면에서 출발해서 가음, 춘산을 거쳐 청송 현서를 지나 안덕쪽으로 갔습니다.

포항에서 안동에 볼 일이 있어 갈 때는 현동에서 안덕을 지나 길안쪽으로 올라가는 국도를 타고 다니니 이 길을 자주 지나다녔습니다.

현동을 지나서 주산지 방면으로 가는 길도,

90년대 후반인 십 몇 년 전에 영양에 근무할 때 사진을 찍으러 다니던 옛날 그 길 그대로여서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며 옛 추억에 접어들기도 했습니다.

 

혼자 가는 길이었지만 낯설지 않은 것은 눈길을 끄는 봄꽃 때문이었습니다.

산자락을 돌 때 마다 등불을 켜들고 마중을 나와 있는 꽃무리들을 보면서

세월이 한참이나 흐른 다음에 언제 또 이 길을 지나다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산지로 들어서는 입구의 부동면 소재지인 이전마을은,

한참 주산지의 매력에 빠져 사진을 찍으러 다닐 때 하룻밤씩 머물던 곳이기도 합니다.

숙박업소가 없어서 식당에 밥을 사먹고 그냥 눌러 자기도 하고,

저녁 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고 새벽에 사진을 찍기 위해서 차 안에서 앉은채로 자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주산지가 영화촬영지로 알려지고,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으니 곳곳에 민박집이나 팬션이 생겼더군요.

 

그러나 주차장에 차를 내려 걸어올로간 주산지는 한 마디로 황폐해졌더군요.

이전의 그 한적하고 정감어린 풍경은 어디가고 사람들로 북적대는 관광지로 변했고,

못 안의 떡버들은 다 죽어버리고 못 가장자리에 엷은 빛이 도는 나무들 뿐이더군요.

 

널리 알려져서 사람들의 발길이 닿으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변해버리는 것이 자연의 모습입니다.

 

아직 시기적으로 이른감이 있고 떡버들나무의 생태가 볼품이 없어져서 실망을 했지만 ,

가는 길에 만났던 골짜기의 장엄하던 봄빛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았습니다.

 

아직은 이르지만 곧 봄기운이 번질 주산지 풍경을 담은 사진 몇 장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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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로 가는 길에 만난 풍경들입니다.

길가에 차를 세워 두고 골짜기를 내려다보는데 토종벌통이 보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