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울릉도 사람들의 삶

발이 묶인 관광객들이 가슴 졸인 울릉도 여행

황포돛배 2010. 5. 28. 15:07

지난 주말인 22일날에 배가 들어오고나서 닷새동안 풍랑주의보 때문에 뱃길이 끊어졌습니다.

5월 달에 닷새씩이나 뱃길이 끊어지는 경우가 드물어서,

황금연휴를 맞아 울릉도 관광여행을 온 사람들의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보건의료원에는 일상적으로 투약을 해야하는 환자들이 백여명씩이나 몰렸고,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고,

오도가도 못하는 사람들이 도동 소공원에 어슬렁거리고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절망감을 견디지 못하고 대낮부터 술에 절어 비틀대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여행을 온 사람들은 아이들과 함께 곳곳을 돌아다녀야만 했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다섯명이 가족과 함께 육지로 나갔다가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선생님들은 출장을 나간 분을 제외하고는 미리 들어와서 수업에 지장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누구보다도 바다 날씨에 민감하여,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나라 기상청의 바다날씨 예보와 일본의 바다 기상 예보사이트에 들락거리며,

수시로 변화를 체크하고 예측을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미리 연락을 하여 이번에도 ,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토요일 오전에 모두 입도하였습니다.

들어오려던 예정일 하루 전날 배표를 예약하지 못해서 새벽에 나가서 줄을 서서 들어오는 배표를 샀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며칠 기상이 나빠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보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바다날씨에 문외한이어서,

기상상태를 전혀 모르고 들어왔다가 생고생을 하는 그런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참고로 알려드리면,

울릉도에 들어오는 배표는 포항이나 묵호에서 들어올 때는,

기상 때문에 운항이 취소되면 자동으로 예약이 취소가 되고,

뒤에 날짜에 다시 예약을 해야합니다.

울릉도에서 육지로 나가는 배는 입도순이라고 하여 앞날짜부터 예약을 한 순서대로 표를 팝니다.

예를 들어 이번처럼 23일날 나가는 배부터 닷새 동안 배가 다니지 않았으면,

23일날 나가려고 예약한 사람부터 먼저 나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 다음에 24일, 25일, 26일, 27일 순서대로 우선권이 주어집니다.

제 날짜에 못나가도 취소 되는 것이 아니라 순서가 앞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석가탄신일 연휴로 약 2500명 정도의 관광객들이 들어왔다가 닷새나 엿새동안이나 발이 묶였습니다.

 

혹시 섬으로 여행을 갈 때는 늘 바다날씨를 체크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기상청 사이트의 바다날씨(http://www.kma.go.kr/mini/marine)를 참고로 해도 되고,

일본의 국제기상해양주식회사(國際氣象海洋株式會社)에 들어가서,

주소는, http://www.imocwx.com/index.htm 입니다.

 사이트 중간에 있는, <<気象情報サービス>> 의 맨아랫쪽 오른쪽의 "波浪予想圖" 를 참고로 하면 됩니다.

 

이 사이트는 일본어로 되어 있지만,

일본어를 몰라도 그림을 볼 줄만 알면 며칠 후의 바다 날씨까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도면의 수치에 1m 정도를 더하여 예상 파고를 산출할 수 있습니다.

 

보통 포항에서 울릉도로 오는 배는 풍속이 16m 이상이 되고 파고가 3-4미터 이상이면 결항이 됩니다.

이 사이트 도면색이 검정이면,

 이른바 장판이라 부를 정도로 파도가 잠잠하지만,

컬러가 화려해지면 풍랑이 인다는 뜻이므로 뱃길이 끊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밑의 그림을 참조로 하면,

지도의 호랑이 꼬리에서 바다 한 가운데 점인 울릉도로 이어지는

31일 포항 울릉 구간의 바다 날씨는,

이른바 장판일거라고 예상됩니다.

초록색이나 붉은 기운을 띄면 위험합니다.

 

 

 

며칠만에 배가 들어와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붐비던 울릉도 선착장 사진을 몇 장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