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를 생각하는 지극한 찌르레기의 모성애
봄철입니다.
새들이 짝을 짓고,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철입니다.
징검다리 연휴 동안에,
체험학습 기간이 포함되어 있어서 육지에 나가서 나흘을 있다가 왔습니다.
모처럼 여유롭게(?) 보냈습니다.
이번에 육지에 나갈 때 장망원과 삼각대를 갖고 나갔습니다.
무거운 장비를 잔득 짊어지고 나가는 저를 보고 어이없어 하는 동료도 있었지만,
모처럼 며칠 머무는 동안에 새사진을 찍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지난 번에 나갔을 때 아내와 산책을 하면서,
바닷가에서 노닐던,
머리에 검은 관을 쓴 것 같은 제비갈매기를 보았지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많이 아쉬웠기에,
이번에 다시 그곳에 가볼려고 작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서너 번 그곳에 갔지만 그 귀한 제비갈매기는 다시 보질 못했습니다.
마침 연휴 관광 성수기로,
배가 아침에 들어왔다가 오후에 나갔다가 다시 저녁에 들어왔다가 다음날 새벽에 나가는 이른바 '2항차'를 해서,
2일날 새벽배로 나갔습니다.
나가자마자 사천 처가에 다녀왔고,
집에 이틀 머무는 동안에는 지난 겨울에 자주 가던 신광쪽으로 새를 찾아 다녔습니다.
마북저수지 물가에서 고목에 큰 구멍을 낸 새집을 발견했습니다.
혹시나 하고 차를 멈추고 살펴보니 찌르레기가 구멍 속에서 고개를 쑥 내밀더군요.
인기척에 놀란 찌르레기가 밖으로 나갔다가,
멀리 달아나지 않고 근처를 맴돌더군요.
직감적으로 구멍 안에 알이나 새끼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새끼를 기르는 육추 기간에는 사람이 접근해도 어미새는 절대 멀리 달아나지 않습니다.
안타까워 하면서 새집 근처를 맴돌며 알이나 새끼들의 안위를 걱정합니다.
그날 이 찌르레게 어미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가까이 가도 한 곳에서 머물면서 불안해 했지만 결코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생명을 이어가는 힘인 지극한 모성애나 부성애를 지니고 있지요.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세태가 변해서 자식을 버리는 부모가 늘고 있습니다.
무심한 부모들에게 버려진 아이들의 딱한 처지가 자주 이야기 거리가 됩니다.
미물이라지만 짐승은 제 새끼를 지극한 정성으로 돌봅니다.
그날 더 이상 새집 근처에 가지 않았습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새들을 불안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호기심을 누르고 그곳을 떠났습니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