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포돛배 2008. 9. 29. 15:24

습관


몸부림이 심한 둘째 아이에게는 가벼운 오리털 이불이 어울리지요. 이제 막 부풀기 시작하는 가슴을 습관처럼 두 손으로 가렸다가 이내 붉어진 얼굴을 감추지요. 처음부터 익숙해지는 일은 없지요. 어느새 다가온 산 그림자처럼, 아니 어쩌면 스스럼없이 들어선 여름날의 나무 그늘처럼 우리는 낯선 삶에 가까이 다가서지요. 세월은 피할 수 없는 물길처럼 앞에서 달려오지요. 두려움은 열병처럼 산뜻한 고뇌밖에는 더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