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소쿠리/자작 시 모음
세상이 힘들게 하여
황포돛배
2008. 9. 23. 18:00
세상이 힘들게 하여
젊어서 사고로 한 눈 잃은 어메
잠잘 때도 한 눈마저 감을 수 없어
험한 세상 더 많이 보고 살아
거리 가늠 할 수 없이 마음대로 드나드는 슬픔
닥칠 때마다
마른 눈물 자주 흘렸다
어둠 속에 흔들리는 돌아누운 등 쳐다보고
설움 모르는 나도 함께 울었다
울음소리 감추려고
떨어져 등돌리고 누워
마른 눈물 흘리며
소리 죽여 슬프게 따라 울었다
한참을 울어도 설움 가시지 않아
돌아누워 등을 껴안으면
다 알고 돌아누워 품에 안아주니
가슴 마른 어메에게 슬픔 다 옮겨가고
울지 않고 잠들 수 있었다
지난 어린 시절에 자주 그랬다
마지막 돌아가는 길
눈 쓸어내려 드리지 못하였으니
한참 지난 지금도
어둠 속에 혼자 돌아누워
소리 죽여
자주
마른 눈물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