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포돛배 2008. 9. 16. 19:31

강릉 경포해변마라톤대회 참가


- 장소 : 강릉 경포대 일원

- 시간 : 1시간 35분 56초 (10:00 - 11:35:56)

- 거리 : 21.0975km

- 종류 : 대회참가

- 페이스 : 4'33"/km

- 속도 : 13.2km/h

- 운동화 : -아식스 젤 1070



13일 오후에 투표를 하고 오후배로 육지에 나왔다.

금요일날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출근과 등교를 한 후에 집에서 뒹굴다가 한낮(12시-14시 사이)에 혼자 포마클 코스에 가서 15킬로쯤을 뛰었다.

더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고 가장 더운 시간을 택해서 뛰었는데 내가 원해서 한 일이니 땀을 흘리면서 달리는 것이 즐거웠다.

달리는 거리를 정확하게 알고 달리는 드문 경우이니 페이스 감각도 익힐 겸해서 달렸는데 공기가 맑고 녹음이 짙푸른 들녁을 가로 질러 달리는 일이 즐거웠다.

허리색을 두고 가서 마실 물을 챙겨가지 못해서 돌아오는 도중에 길가의 구멍가게에서 포카리 스웨트 작은 피티병을 하나 사 멋으니 꿀맛이었다.

토요일에도 포마클 주말 훈련에 가서 얼굴을 내밀고 인사를 드리고 같이 12킬로쯤을 뛰었다.

시합을 하루 앞두고 뛴다는 것이 무리인듯 하였지만 긴 시각으로 보면 내게는 하프코스 시합 참여도 훈련인데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얻을 것이 있다는 생각에 느리게 뛰었다.


하루 전에 전화로 서로 연락이 된 포마클 회원인 김영운씨와 함께 토요일 저녁에 11시 45분발 심야버스로 강릉으로 이동을 했다.

무정차라지만 곳곳에 세우고 안내 멘트를 하는 바람에 잠을 자지 못했다.


저녁을 먹고 난 뒤에 집에서 허벅지에 파스를 두 장이나 붙이는 나를 보고 아내는 측은한 표정이었다.

아픈데 이제 그만 뛰면 않되나 하고 물었다.

그러나 뭉친 근육을 푸는 수단으로 붙이는 것이니 걱정을 하지 말라고해도 여전히 않되었다는 표정이어서 웃으면서 이런 정도로는 아프지 않으니 걱정을 말라고 했음.


차 안에서도 눈을 제대로 붙이지 못했고 새벽 4시 20분쯤에 강릉에 도착했는데 택시를 잡는다고 길거리에 나가보니 아직도 술에 취해서 헤매고 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술에 빠져있던 나를 보는 듯했다.


피곤하고 잠도 올 것 같아서 눈이라도 좀 붙이려고 역 부근에 있는 큰 사우나 겸 찜질방을 찾아 갔는데 단오제 행사탓인지 초만원이어서 가볍게 샤워를 하고 누워 있었지만 소란스럽고 바닥이 차가와서 잠자기를 포기하고 목욕탕 바닥에 수건을 깔고 누워서 쉬었다.


여섯시쯤에 밖으로 나오니 눈이 섬벅거렸지만 견딜만 했다.


택시를 타고 경포대 부근에 있는 초당 마을로 갔다.

초당 두부 백반과 모두부를 한 모 더 먹고나서 식당 앞의 소나무 그늘에 앉아 쉬다가 대회장까지 걸어갔다.

값도 싸고 음식도 맛이 있어서 참 인상에 남을 아침 식사였다.


방향을 잘 몰라서 몇 번을 물어서 경포대까지 갔다.

나중에 보니 강릉도 좁은 도시인데 찾는다고 해메었으니 촌사람 티를 낸 셈이다.


일찍 도착을 했는데도 사람들이 제법 와 있었다.

해수욕장에 설치된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배를 타고 와야하는 울릉도에서 왔다고 이색참가자 축에 들어서 며칠 전에 연락을 받은 강릉엠비씨 리포터와 인터뷰를 하고 짐을 맡기고 소나무 그늘인 주변을 뛰면서 스트레칭을 하면서 달릴 준비를 하였다.


먼 곳에서 어렵게 왔다고 주최측에서 주는 꽃다발도 받았다.


필요한 볼 일을 보고 이런 저런 일로 서성거리다가 출발을 급하게 하느라고 시계를 셋팅하지 않아서 랩 타임을 정확하게 측정을 하지 못했다.

랩타임을 측정할 수 있는 마라톤 전용시계로 바꾼 후에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서두르다가 한 실수였으니 좋은 경험을 한 셈이었다.


출발은 후미에서 했는데 코스에 오르막이 없는 탓인지 달리는데 수월했다.

처음 5킬로미터는 대략 23분대에 통과를 했다.

지난 대전대회에서 초반에 무리하게 달려서 레이스에 실패한 기억이 나서 무리인가 하고 걱정을 했지만 달리는데 그리 힘이 들지 않았고, 어차피 기록을 당겨볼 욕심이 있었기에 더 이상 페이스를 늦추면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냥 달렸다.


대전의 통게청 소속이신 갑천뜀바기, 키가 훤칠하고 달리는 폼이 안정되어 보이던 수능대박, 탐 등의 런다 회원들을 주로에서 만나서 인사를 했는데 내가 울릉도에 런다 배번을 두고 가서 달지 못했으므로 달리면서 그냥 인사만 했다.


전 코스를 비교적 이븐 페이스로 달린 셈이다.

울릉도의 상상을 초월하는 오르막에서 달린 덕을 본 셈이었다.

후반에 가서도 지치기는 했지만 그리 힘이 들지는 않았다.

반환점을 돌아서서 16킬로쯤 되는 지점부터는 서서히 앞사람을 질러가거나 인사를 나눈 후에 한참을 같이 달리다가 앞서서 달려 갔다.

날씨는 무더웠지만 공기가 맑았고 평탄한 코스인데다 길 곳곳에 소나무 그늘이 있어서 달리만 했다.


5킬로마다 물을 조금씩 마셨는데 더운 날씨에 장거리를 몇 번 달렸기 때문에 더위는 잘 견딘 셈이다.

그러나 온전한 반환도 아닌 어중간한 코스가 사람을 조금 지치게 했다.


시계를 보고 잰 기록이 대략 35분대라고 알고 있었는데 뒤에 확인을 해보니, 1: 35: 56 초의 기록이었다.

달리기 전에는 날씨도 덥고하니 40분 안으로 완주를 했으면 싶었지만 달리기가 끝나고나니 그리 지치지 않아서 기록에 대한 아쉬움이 좀 남았지만 자신감을 얻은 대회였다.


마친 뒤에 기념 촬영을 하고 난 뒤에 소나무 그늘에서 주최측에서 준 초당두부와 막걸리를 주위분들과 함께 들면서 먼 곳에서 온 참가들과 달리기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왔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처음 본 얼굴이라도 달린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충분하게 친해질 수 있었다.

경포클럽 회원들과 그 가족들이 헌신적으로 봉사를 해줬고 음식을 푸짐하게 제공하여 준 인정이 넘치는 대회였다.

주로에서 격려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힘을 얻어 달린 대회였다.


버스를 타고 다섯시간 가까이 돌아오는 길에 창밖으로 스치는 동해안의 곳곳이 내 교직생활의 추억이 어린 곳이기에 지난 시절 생각에 젖어서 오느라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온갖 회한이 서린 세월은 저만치 흘러갔고 나는 여전히 이곳을 지나가는구나 하는 생각이하니 새삼스럽게 달림이로 변해가는 내 자신이 놀라웠다.


강릉에서는 몇 년전에 해외 여행길의 룸메이트였던 마스터즈의 달인격인 안정환씨와 울트라의 거장인 포항의 영일고교 행정실장인 최성렬씨를 만났다.

특히 최성렬씨는 같은 포항에 살고 있으니 이분과의 교류를 통해 울트라의 꿈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안강읍사무소에 근무하는 처녀 달림이인 신미경씨를 만났는데 달리는 열정이 대단했다. 그리고 우리 고향 농협의 상무인 분도 달림이로 참가를 해서 지인들의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회에 참가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고생을 하면서도 즐겁게 달린다는 공통점이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도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가 보다.


덤 : 신발은 여전히 아식스 젤 1070을 신었다.

너무 편하니 타사를 질을 내 두고 가져 다녔지만 부상의 염려때문에 선뜻 신지 못하고 계속 이 신발을 신는데 웬마큼 험한 길이라도 달리고 나서 후유증이 없으니 다행이다.

풀 코스에 좋은 기록으로 뛰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기화를 하나 마련해야 하는데 어느 것으로 할까 망설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