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포돛배 2008. 6. 25. 09:47
 

들꽃


봄이 떠날 때

따라 간다고

잘 있으라는

인사도 없이 가버려

보지 못하고 보냈는데

다시 한꺼번에

모두 돌아온 들꽃


올 봄도 이미

저만치 오고 있다고

먼저 달려오느라

거칠어진 숨 다 못 고르며

아직은 햇살을 먹지 못해

하얗게 여윈

두 손을 내밀고

보고 싶어 가슴 졸이다가

노랗게 여윈

속 뒤집어 보이려고

웃으며

낮은 걸음으로

언덕을 넘어서

산자락을 돌아

마을 가까운 들판으로

먼저 온

낯익은 들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