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소쿠리/자작 동시
찌그러진 공
황포돛배
2008. 6. 25. 08:53
찌그러진 공
신나게 통통 튀어 오를 때는
귀엽다고
서로 안아주려고 하더니
바람 빠져
얼굴이 찌그러져서
운동장 가운데로 놀러 나갔더니
보는 아이들마다
이건 뭐야
못 쓰는 공이잖아
발로 툭 차버리니
도랑에 쳐 박혀서
숨이 막혀 헉헉거리다가
개울물을 타고 바다로 가니
둥둥 떠다니며
넓은 세상으로 구경을 간다고
신나서 돌아다니다가
바닷가 아이를 만나니
모랫벌에 차고 다니며
신나게 놀아주니
따라서 신이 나서
띠구르르
띠구르르
뒤뚱뒤뚱 돌아다니는
바람 빠진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