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포돛배 2008. 6. 18. 11:25
 

겨울 바람


나무의

마른 허리를 안고

간지럼을 태우다

슬그머니 언덕 뒤로 숨지만


오래 참지 못하고

이내 얼굴을 내밀고


땅위로 내려와

바싹대는 낙엽 위에 앉아

언 손 비비며

따신 햇살을 쬐다가


싫증나면

후닥닥 달아나 버리고,

숲으로 달아나 버리고.


다시 또 나타나

배시시 웃으며

나무 앞에 선다.